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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모임 재개…당원과 대화 나선 이재명, 책임론 '정면돌파'

입력 2023-03-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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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명계 의원들이 주축으로 있는 '민주당의 길'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처음으로 공식 모임을 재개했습니다. 이재명 책임론에 불을 지필지 주목되는데요. 이재명 대표도 조금 전 당원과의 대화로 정면 돌파에 나섰습니다. 관련된 내용을 줌인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비명계 목소리를 내왔던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주당의 길'이 오늘(14일) 공식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대선 1주년'의 대한민국과 민주당을 짚어보는 세미나입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오늘 하는 거는 작년 3월 9일부터 지금까지, 그걸 딱 1년 간을 뜯어내가지고 반추해 보자, 이런 얘기입니다.]

'민주당의 길' 세미나가 시작된 오후 4시 반보다 조금 앞선 오후 4시부터는 이재명 대표가 유튜브 라이브로 소통에 나섰습니다. 예고한 키워드 이렇습니다. '아프다, 아프다', '좌표 색출', '청원에 대한 입장'과 '4.5 재보궐 선거'인데요. 이재명 당대표를 검색하면 뜨는 연관 검색어처럼 연출했는데, 대표의 강성 지지층, 소위 '개딸'들과 연관된 키워드가 많았죠.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는 "오늘은 당원들에게 부탁할 것이 많다"는 말로 운을 뗐습니다. 강성 지지자들의 과격한 행동을 단속하려는 취지의 발언이 많았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델리민주') : '너는 왜 나와 생각이 달라'라고 해서 색출하고 청원해가지고 망신을 주고 공격을 하면 기분은 시원할지 모르겠는데 당의 단합을 해치잖아요. 적대감이 더 강화되겠죠. 그럼 누가 손해입니까?]

자세한 소식들은 잠시 뒤에 전해드리고요. 오늘 줌 인은 이재명 대표 책임론과 거취 문제,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최근 '이재명 책임론'에 불을 지핀 건 '측근'의 사망이었습니다. 이 대표 관련 사망이 다섯번째인데다가, 유서에 이재명 대표에 대해 적은 내용이 조금씩 알려지면선데요. 이재명 대표를 향해 "정치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 "측근들 인간성 길러달라"는 내용이 나왔다고 하죠. 이재명 대표는 '검찰 책임론'을 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0일) : 검찰이 '이분을 수사한 일이 없다' 이렇게 선을 그었다는데 이분 반복적으로 검찰에 수사 받았습니다. 그리고 검찰의 압박 수사에 매우 힘들어했습니다.]

이 대표, 급하게 일정을 취소하고 빈소를 찾았지만 도리어 역효과가 났습니다. 오후 1시에 조문을 가겠다고 출입기자들에게 공지했지만, 저녁 7시 40분이 넘어서야 이재명 대표가 조문을 할 수 있었는데요. 

[한민수/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지난 10일) : 이재명 대표께서 5분 뒤에 조문을 하실 예정입니다. 조문이 지연된 거는 안에서 저희가 1시 공지를 할 때는 저희들이 와보니까 빈소가 잘 마련이 안 된 상태였어요. 그리고 유족 측하고 협의가 안 됐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0일) : {정치 내려놓으시라는 유서 내용이 보도됐는데 이거에 대해서 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

장례식장 근처에서 8시간을 기다린 뒤 조문이 성사된 건데요. 이후 유족들의 거부가 있었단 보도가 나왔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 11일) : 유족은 이 대표 조문을 거부했지만 계속 버틸 수 없어서 맞아들였다고 했습니다.]

[전모 전 비서실장 친척 (JTBC '뉴스룸' / 지난 11일) : 처음에는 거부를 했기 때문에. 처음에 (거부)하셨다가 이제 그다음에 오지 말라고 한다 해도 안 올 사람이 아니죠, 그러다 보니까 오신 거죠.]

이후 윤영찬 의원이 SNS에 "이재명 대표 본인이나 주변에서 고인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있었다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 것을 시작으로 이재명 대표가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한 분이 소중한 목숨을 스스로 접었다는 거, 이 엄중한 현실 앞에서 일단 자신의 부덕함을 먼저 고백하고 사과하는 것, 그게 우리가 익숙히 봐왔던 거고 그게 도리인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전혀 없이 이제 검찰 탓만 하는 것, 그건 좀 문제 아니냐라는 분위기가 일단 있는 거죠.]

[성일종/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어제) : 공직자의 성실함을 이용하여 범죄의 집행자가 되도록 몰아넣은 사람이 바로 이재명 대표입니다. 여섯 번째, 일곱 번째 또 다른 희생을 막으려면 민주당 의원들의 행동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는 이번 주 민주당 지지율에 나타날 거란 관측들이 나오는데요.

당 지지율은 '이재명 책임론'의 두 번째 키워드와도 이어집니다. 바로 '총선 불안'입니다. 정당에서는 선거 승리만한 명분이 없습니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렀다간 상대에게 지고 말거란 얘깁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체포동의안 부결된다고 하더라도 불구속기소가 될 것이 거의 명백하고, 우리 민주당의 지지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명약관화하고 여권이 원하는 민주당 전체의 피의자화, 범죄집단화에 일조할 것은 틀림없지 않겠냐…]

속내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복잡합니다. 계파와 관계없이 국회의원들 모두 '선당후사'를 외치기는 하지만, 최대 관심은 역시 본인이 국회의원 '뺏지'를 달 수 있을 확률일텐데요.

22대 뺏지 받는 길은 크게 두 단계를 거쳐야 하죠. 먼저 공천경쟁에서 이기고, 본선에서 상대 후보를 꺾어야 합니다. 의원 개개인이 가지는 총선에 대한 불안감은 공천에 대한 불안감과 본선에서의 당 경쟁력인 겁니다. 친명계와 비명계 의원들은 각기 다른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이재명으로 선거 못 치른다라는 어떤 그런 일각의 주장들이 있었는데요. 실제 해보지도 않고, 1년이나 남았는데 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안 된다라고 하는 것은 너무 패배주의에 갇힌 생각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친명계는 결국 비명계가 '공천권'을 원한다고 말합니다. 총선 본선의 경쟁력은 명분일뿐이란 건데요. 비명계에선 '개딸에게 잘보이는 게 공천에 유리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일) : 의원들이 공천에 대한 생각이 굉장할 정도로 큽니다. 그래서 그 부분이 상당 부분 많이 포함되어 있을 거라고 봅니다.]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 2일) : 당원들이 공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금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자꾸 공천, 공천하시는데 다시 말씀드립니다. 공천을 염두에 둔다면 지금 이재명 체제에 순응하고 개딸한테 잘 보이는 게 훨씬 더 유리합니다.]

비명계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신호가 지도부에서 계속해서 흘러나온 것은 사실입니다. 일단 다음 총선 공천에서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늘리는 방안이 정치혁신위원회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해서 나왔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YTN '뉴스 정면승부' / 지난 10일) : 당직에 대해서 당원 평가를 반영해야 된다, 이런 논의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좀 어렵게 생각하시는데 엄밀히 말해서 당무감사는 공천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는 했지만, 최근 장외 집회 참석 여부로 불이익을 준단 보도도 비명계로선 불안할수밖에 없습니다.

총선 '경선'과 '본선'에 대한 우려에는 '강성 지지자'에 대한 불안감도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이들이 하는 각종 행동이 중도층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질 거란 우려입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JTBC '뉴스룸' / 지난 10일) : 팬덤에 의해서 이런 사법적인 방어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민심의 이런 불편한 또는 불신의 시각, 불신의 관점, 목소리, 이런 것들을 우리가 그냥 방치해서는 이 문제 해결할 수가 없다.]

이재명 대표가 이들을 자제시키지 않는단 불만도 나옵니다. 체포동의안 표결 후 국회앞에서 지지자들이 '수박깨기' 퍼포먼스를 하고 의원들에게 좌표를 찍어 문자폭탄을 날리는 데도 자제하란 메시지를 내지 않았단 겁니다.

[JTBC '뉴스룸' (지난달 28일) :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은 비명계 의원 사무실로 직접 항의 전화를 걸고 있습니다. 체포동의안에 가결을 찍었는지 따져 물은 뒤 욕설까지 퍼붓는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결국 자제하라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지만, 표현 하나를 두고 당 내에서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5명 중 4명이 그랬다고 해도 5명을 비난하면 1명은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라는 구절이 논란이 됐는데요. 중립을 자처하던 의원들도 "명단 5명 중에 4명은 수박이 맞다고 확인해 주는 것이냐", "1명이 억울하다는 것은, 4명은 당해도 싸다는 것이냐"며 아쉬움을 표했는데요.

지난 주말 극성 지지자들이 이정미 정의당 대표에 야유를 보낸 것도 비판 여론을 더했습니다. 이런 불만을 의식한 듯 오늘 이재명 대표는 당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제해줄 것을 여러차례 부탁했는데요. 이 대표의 말이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미지숩니다. 그렇다면 이재명 책임론의 해법은 대표직사퇴뿐일까요? 요즘 '대표직 사퇴'에 대한 목소리보다는 '인적 쇄신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입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그래서 당대표를 그만두라는 얘기는 디스어피어런스, 사라졌습니다.]

당헌당규상 당대표 임기가 8개월 이상 남아있을 때 당대표직을 내려놓게 되면, 전당대회를 치러 당대표 선거를 해야 한단 사실이 알려지면서입니다. 이재명 대표가 자진해서 사퇴하더라도 비대위가 꾸려지지 않는겁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낙연 대표 때 당대표 최고위원 임기가 분리되어 있는 당헌·당규 개정이 있었답니다. 이재명 당대표가 그만두면 이제 전당대회를 치러야 되는데 8개월 이상 남아 있으면 무조건 전당대회를 치르게 되어 있습니다, 원포인트로.]

새 당대표를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해도 지난 전당대회와 표심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죠. 지난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들의 득표를 보면 다섯명 중에 네 명이 친명계 의원일만큼 표심이 압도적이죠.

한 의원은 제게 "새 당대표 잘못 뽑았다간 '이재명이 나았다'는 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탄력받는 대책이 '인선 쇄신', 즉 당직 물갈이입니다. 오늘 첫 회의를 한 당내 공천 TF의 구성도 당 지도부의 통합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띄울 때에 11명의 위원들, 위원장을 비롯해서 11명의 위원 중 2명 빼고는 모두 다 비명계, 그런 위원으로 채웠습니다.]

하지만 이정도로 비명계 의원들이 만족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해철/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어떤 직책, 어떤 자리 하나만 가지고 이야기하면서 탕평과 화합을 했다라고 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당대표가 많은 것을 내려놨구나'라고 이제 생각할 정도가 돼야 되는 거지…]

지도부 내부에선 '핵심 당직 물갈이'가 새로운 분란의 씨앗이 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교체되는 현직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모양새도 고민이라고 전했는데요. 고민이 너무 길어지면 안 될듯 합니다. 오늘의 줌 인, 영화 신세계의 한 장면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어이 브라더, 너 많이 힘들어 보인다. 그러지말고 이제 그만 선택해라. 그래야 니가 살아."
- 영화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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