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쟁 등을 피해 다른 나라로 탈출한 난민들에게는 법적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야 하는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난민 인정 비율은 단 1퍼센트.
이 '1퍼센트의 벽'을 넘지 못해 가족과 8년간 만나지 못한 사연을, 박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공장에서 밤샘 근무를 마치고 나왔습니다.
예멘에서 전쟁을 피해 우리나라로 온 하싼 씹니다.
벌써 8년이나 됐습니다.
[하싼 : 한국에서 좋은 보스를 만났어요.]
하지마 집에 오면 혼잡니다.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 가족을 데려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아내 뱃속에 있던 막내는 8살이 됐습니다.
어리기만 했던 두 딸도 숙녀가 됐습니다.
[하싼 : 한국으로 가족들을 데려올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가족을 만나지 못해) 슬퍼요. 아내는 맨날 울어요.]
우리나라 난민 인정률은 1% 정도입니다.
그만큼 까다롭습니다.
대신 대부분 하싼 씨처럼 매년 자격을 갱신해야 하는 '인도적 체류자'로 살아갑니다.
합법적으로 한국에 머물 수 있지만 가족을 데려올 수는 없습니다.
단순 노무직으로만 일할 수 있고, 기초생활도 보장받지 못합니다.
특히 해외로 나가면 다시 들어오는 게 힘듭니다.
우리나라가 아니더라도 살 수 있는 다른 곳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가족을 데려올 수도 선뜻 만나러 나가지도 못합니다.
예멘에서 전쟁을 피해 온 오마 씨는 큰마음을 먹었습니다.
최근 가족이 있는 인도네시아로 간 겁니다.
[오마 : 큰 폭탄이 집 옆에서 터지기도 했어요… (가족을 만나서)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꿈만 같아요.]
하지만 기쁨도 잠시 뿐 입니다.
가족과 헤어져야 하는데 다시 들어올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최근 하싼 씨를 비롯한 인도적 체류자들은 가족과 만나지 못하게 하고 있는 현 제도가 부당하다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 영상그래픽 : 이송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