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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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 경고 >
최근 불거진 '수능 난이도'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엄중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대통령 발언을 잘못 전달하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겁니다.
[앵커]
오늘(19일)로 수능이 150일 남았더라고요. 지난주에 이주호 부총리가 한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죠?
[기자]
대통령 지시 내용을 국민이 오해하게 했다는 취지인데요. 당시 이 부총리 발언 먼저 들어볼까요?
[이주호/교육부 장관 (지난 15일) : 변별력은 갖추되,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된다'고 했으니 수험생과 학부모에겐 '수능이 쉽게 출제될 거다'라는 신호로 읽혔습니다.
이에 대통령실은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라며 이 부총리가 '학교 수업'이라고 잘못 전달해 혼란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쉽게 말해 사교육 많이 받은 부자 학생만 유리한 구조를 없애서 '공정한 입시'를 만들라고 주문한 것이지 수능 난이도를 말한 건 아니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앵커]
교육 문제는 대통령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아무래도 파장이 클 수밖에 없잖아요. 수능도 5개월밖에 안 남았고요
[기자]
일부 유명 수능 강사들은 소셜미디어에 "애들만 불쌍하다" "구체적인 지침을 달라"는 등의 의견을 올렸습니다.
수험생들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거죠.
대통령 발언을 두고 올해는 이른바 '물수능'이 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는데요.
교육부는 난이도를 쉽게 하라는 취지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결국 9월 6일에 치러지는 전국 모의고사로 난이도나 경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캐스터]
그런데 교육부가 대입 담당 국장 경질하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감사도 예고했잖아요.
저는 기시감이 들어요.
만 5세 입학 문제, 주 69시간 근로제 논란 때랑도 겹쳐보이는데요?
[기자]
지난해 7월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향을 신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죠.
논란이 되니까 박순애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가 자리를 내놨고요.
당시 대통령실은 "아동기 교육과 돌봄이라는 정책방향성 속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며 발을 뺐습니다.
주69시간 근로제도 비슷했습니다.
반발이 커지자 재검토를 지시했고요.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고용노동부에 책임을 넘겼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내용이 대통령실과 논의하지 않았을리 없을텐데요.
[앵커]
야당에서는 "대통령실이 장관에 책임 떠넘기기 한다" 이런 비판도 나오고 있고 정치권 공방으로만 커지는 모양새인데요. 정작 중요한 걸 놓쳐선 안 되겠죠. '공교육 정상화'라는 큰 틀 안에서, 수험생과 학부모 걱정을 덜 수 있는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입시제도를 다듬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