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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준석계' 천하람, 당대표 출마…이준석 본격 등판?

입력 2023-02-0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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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이준석계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밝혔죠. 지금 전당대회가 비상식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친윤계를 저격했습니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도 정치 활동을 재개할 분위기인데요. 친이준석계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예상치 못했던 뉴페이스가 등장했습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데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양강구도로 굳어진 경선판을 흔들어보겠단 생각인 듯합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못 넘을 거 같아서 결선까지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건데.} 뭐, 선거는 생물이니까요. 저는 제 스스로 글쎄요, 저는 나름대로 확장성이 있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지난 2021년처럼 제2의 이준석 돌풍을 꿈꾸는 걸까요? 내일(3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하죠. 천 위원장이 보기엔 지금 당이 돌아가는 모습이 영 탐탁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 최근에 보면은 이게 과연 미래로 나아가는 건지, 아니면 과거로 회개하는 건지 좀 걱정스러운 부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떤 당 개혁이라든지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조금 더 강하게 가져가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도전하게 됐습니다.]

천 위원장은 전당대회가 비상식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여당이 대통령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걸 넘어서 권력에 줄 대기 경쟁을 하고 있는 꼴이라는 건데요. 총선 승리를 위해 상식적인 당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 : 총선 승리하려면 뭘 하면 됩니까. 정치를 잘하면 되는 겁니다. 국민들이 보시기에 '아, 완전히 이상하지 않네'라는 정도만 되면 총선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거든요. 저도 그래서 저희 당에서 비상식과 비합리를 몰아내는 그런 당대표가 되고 싶습니다.]

대구 출신인 천 위원장, 가족과 함께 전남 순천으로 이주한 독특한 이력이 있죠. 호남에 보수정치의 뿌리를 내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데요. 이준석 전 대표 시절 꾸려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에서 혁신위원을 지낸 친이준석계 인사이기도 합니다.

[천하람/변호사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2021년 5월 26일) : 이준석 후보가 우리나라의 정치사회에 굉장히 드문 캐릭터죠. 어떤 이슈를 선점하고, 그걸 나름대로 어떻게 정말 자기의 해법을 내는 거에 굉장히 능한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 면은 저도 국민의힘에서 정치를 하는 젊은 사람으로서 굉장히 배워야 된다…]

이 전 대표와 비슷한 개혁적 성향 때문일까요? 이 전 대표가 천 위원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웠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유승민 전 의원 같은 경우에는 포기를 했잖아요. 당내에서 자기를 지지하는 지분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확인해 둘 필요는 있거든요, 정치를 하려면. 그런데 그 기회를 놓친 거죠. 그래서 이번에 아마 이준석 같은 경우 그거를 조금 확인해 보고 싶은 모양이에요. 이걸 통해가지고 간접적으로 확인이 되지 않을까…]

천 위원장을 이 전 대표의 아바타로 여기는 눈치인데요. 이 전 대표가 천 위원장을 통해 당내에서 현재 자신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가늠해보려 한다는 겁니다.

사실 이런 해석도 무리라고 볼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천 위원장에 앞서 출사표를 던진 친이준석계 인사들이 몇몇 있죠.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청년 최고위원을 지냈던 김용태 전 최고위원, 이번에도 최고위원에 출마했는데요. 이 전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달 31일) : {출마 전에 이준석 전 대표와 얘기를 많이 하셨나요?} 예, 지난주에 만나서 제 생각을 전달했고요. 이준석 대표께서 응원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친이준석계인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던졌는데요. 현역 의원 중엔 이 전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허은아 의원이 최고위원 후보로 나섰습니다. 지난해 서울 동대문을 조직위원장에 공모했지만 친윤계 김경진 전 의원에 밀려 고배를 마셨던 바 있죠.

[허은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저희 당이 홍위병만 있는 것이 아니고 건강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제가 증명하고 싶다. (이준석 전 대표와) 이제 만나 뵐 예정입니다. 제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지점과 우리 당이 이제 걱정되는 부분에 대해서 '가만히 이제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전 대표는 허 의원의 후원회장도 맡을 예정인데요. 실제로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들을 적극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 자신의 SNS에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는데요.

[이준석 (페이스북 음성대역 / 2월 1일) : 항상 선거는 차선이나 차악을 뽑지 않고 최선을 뽑아야 한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명심하자. 주변에 간재비와 하고재비 영업하는 사람 있으면 조기에 정리해야 된다.]

'간재비', 간만 보는 사람을 뜻하는 속어죠. 주로 안철수 의원을 향한 멸칭으로 통하는데요.

[정진석/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유튜브 '국회대학교' / 2021년 1월 13일) :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는 여지껏 안 해. 계속 간만 봐]

'하고재비'는 무슨 일이든 하려 덤비는 사람을 뜻하는 경상도 말인데요. 한때 당내 투톱으로 서로 신뢰를 쌓았지만 친윤계 대표 후보로 나서면서 자신과 완전히 갈라진 김기현 의원을 겨냥한 듯합니다. 이 전 대표가 양강 주자들을 동시에 저격한 셈인데요.

지난달 28일에도 이 전 대표는 안 의원과의 연대설에 불쾌감을 표시했죠. 페이스북에 '안철수-이준석 연대론 솔솔?'이란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이 전 대표, "전혀 안 의원을 지원하거나 연대할 계획이 없다. 다시는 이런 기사를 내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견원지간인 두 사람의 연대설은 이 전 대표의 이 발언이 빌미가 됐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 / 지난달 26일) : 앞에 축사로 안철수 의원 좋은 말씀해 주셨는데, 사실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이 전 대표는 공개 활동도 본격적으로 재개할 계획인데요. 전당대회에 보다 깊숙이 관여할 전망이죠. 앞서 저서를 출간한다는 소식도 전했는데요. 그간의 정치 활동과 선거 전략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20일) : 미래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는 2월 중에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하고 있고…]

이 전 대표는 출간 이후 전국 각지를 돌며 독자와 만나겠다는 구상인데요. 독자 중 상당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권을 가진 2030 당원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표권이 있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약 80만 명, 이 전 대표 측은 15만 명 이상이 자신의 지지자라고 주장하고 있죠.

[이만희/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는 일정 부분 우리 80만, 거의 100만에 가까운 당원들 중에서는, 과거 정통보수만의 어떤 그런 일색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 당원들 중에서는 많은 부분들이, 또 우리 젊은 세대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함께. 그래서 그분들의 판단도 생각을 해본다면 많은 부분에서 일정 부분 영향이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이 전 대표가 지지자들과 만나면 천하람 당협위원장 등 친이준석계 인사들의 지원 사격에 나설 텐데요. 이럴 경우 비윤계의 표가 분산되면서 안철수 의원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성회/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천하람 후보가 예를 들어서 (이준석 전 대표와) 같이 동행하고 이런 그림 등을 만들면서 '직접 선거운동을 뛰겠다'라는 선언을 했다는 점에서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안철수 의원도 머리가 아파질 것 같고, 김기현 의원도 머리가 아파질 것 같고. 예를 들어 천하람 위원장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서 3등분으로 가기 시작하면요, 어느 표가 어디로 갈지 알 수가 없게 됩니다.]

다만 천 위원장은 양가감정에 빠진 듯합니다. 윤심의 아바타를 자처하는 김기현 의원을 견제하겠다는 목적은 분명해 보이지만요. 동시에 자신은 이준석 아바타가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했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 대통령의 정책 드라이브를 도와주는 것을 넘어서서 뭔가 권력에 줄을 서는 듯한 '내가 누구랑 친하다'라고 자랑하는 것, 그게 과연 정치입니까. 제가 봤을 때는 최소한 좋은 정치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전 대표의 도움을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전당대회에 나서고 싶은 마음인 듯한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천 위원장의 속마음이 담긴 동요로 대신하겠습니다.

[혼자서도 잘해요 : 꺼야 꺼야 할꺼야 혼자서도 잘할꺼야 예쁜짓 고운짓 혼자서도 잘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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