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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은행, SVB 자산구조와 달라…여수신비율 높고 유가증권 비중 작아

입력 2023-03-14 10:37 수정 2023-03-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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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사진=로이터·연합뉴스〉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은행의 자산 구조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국내 은행은 수신 대비 여신 비율(이하 여수신비율), 즉 고객에게 빌려주는 돈의 비율이 높고, 전체 자산에서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 SVB와 자산구조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술 벤처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한 미국의 은행 SVB는 현지시간 지난 10일 파산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SVB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늘어난 예금을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등에 투자했는데, 그동안의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손실을 본 소식이 전해지자 SVB는 이른바 뱅크런, 즉 대규모 예금인출사태가 일어나며 파산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SVB의 총수신은 1747억 달러인데 여신은 743억 달러로 여수신 비율이 42.5%에 불과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은행은 가계나 기업들로부터 유치한 예금을 대출 등으로 굴려 수익을 얻어야 하는데, SVB는 이 비율이 매우 낮은 셈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SVB의 보유 채권 규모는 1174억 달러로 총자산의 55%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반면 국내은행은 여수신비율이 높고 유가증권 비중이 작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주요 은행의 여수신 비율은 모두 90% 이상이었습니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기준 수신 규모는 367조959억원, 여신은 365조170억원으로 여수신 비율은 99.5%였습니다.

신한은행의 3분기 기준 수신 규모는 총 335조8759억원, 여신은 322조808억원으로, 여수신 비율은 95.9%였습니다.

이 밖에도 우리은행은 이 비율이 96.3%, NH농협은행 92%, 하나은행 91.6% 등이었습니다.

수신이 늘어난 만큼 대출 등을 통해 돈을 굴리고 있어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 격차)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구조인 셈입니다.

유가증권 투자 비중도 높지 않습니다.

3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총자산(은행계정)은 465조3937억원, 보유 유가증권은 86조8317억원으로, 유가증권 비중은 18.7%에 그쳤습니다.

NH농협은 총자산 400조172억원 중 유가증권은 71조2176억원으로 17.8%를 차지했습니다.

이 밖에도 KB국민은행은 이 비중이 16.2%, 하나은행 16%, 우리은행 15.9% 등이었습니다.

총자산의 절반 이상을 유가증권에 투자한 SVB와 비교하면 매우 낮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보유 중인 유가증권의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손실이 은행 전체 자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셈입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오늘(14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SVB 사태와 관련해 "우리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모습"이라면서 "국내 금융기관은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상이하고 유동성이 양호해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충분한 기초체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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