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양그룹 창업주의 부인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은 자신의 자산 1,500억 원을 장남이 운영하는 동양 네트웍스에 무상 증여한다고 했던 바 있습니다. 동양그룹이 한창 어려웠던 지난 달의 일이었지요. 그런데 실제로는 준 게 아니라 꾸어준 것이었습니다. '왜 주지 않고 꾸어 준 것인가'전문가들은 이것이 경영권 유지를 위한 꼼수라고 보고 있습니다.
위문희 기자입니다.
[기자]
현재현 회장의 장남인 현승담 동양네트웍스 대표가 처음으로 취재 카메라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시간에 걸친 법정관리 대표자 심문을 마친 이후입니다.
[현승담/동양네트웍스 공동대표 : (지금 심경이 어떠신가요?)…]
굳은 표정으로 현 대표는 아무 말 없이 차에 올라 탔습니다.
지난 24일 동양그룹 창업주 부인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은 장손인 현 대표가 운영하는 이 회사에 1,500억대 자산을 무상 증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동양네트웍스는 이 돈으로 그동안 계열사들의 자산을 매입하는데 써왔습니다.
그런데 이 돈은 당초 발표와는 달리 아직까지 장부상에 증여받은 돈이 아닌 차입한 돈으로 잡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만약 증여가 됐더라면 800%가 넘는 이 회사 부채비율은 150%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독자 회생도 가능했을 거란 얘기입니다.
이에대해 차입 상태로 유지한 건 오너 일가의 꼼수라는 의혹이 나옵니다.
이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이관희 이사장이 최대 채권자가 돼 결국 회사 경영권을 되찾게 될 거란 얘기입니다.
이에대해 회사 측은 법정관리 신청이 촉박했기 때문이라며 근거없는 얘기라고 일축했습니다.
[이대순/변호사 : 지금 법정관리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게 채권 내역입니다. 채권액에 따라서 주요 주주 구성이 달라질겁니다.]
결국 이 이사장의 무상증여 발표는 오너 일가가 제 몫을 챙기기 위한 출구전략이었다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