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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진실의 순간'에 접근"

입력 2012-06-04 09:44

유로당국 "결속 강화-와해 양자택일만 남았다" 인식
노무라 "위기 새 국면"…WSJ "미국, 유로존 압박하지만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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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당국 "결속 강화-와해 양자택일만 남았다" 인식
노무라 "위기 새 국면"…WSJ "미국, 유로존 압박하지만 속수무책"

유로 위기가 정책적인 용단이 계속 미뤄지면서 순리적 해결의 기회를 놓치고 이제는 결속 강화냐 아니면 깨지느냐의 양자택일만 남은 '진실의 순간'에 접근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4일 지적했다.

IHT는 이날 1면 머리로 올린 분석 기사에서 유로존 실업률이 기록적 수준으로 치솟고 미국의 고용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도 악화해 세계 경제가 또다시 침체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사설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유럽연합(EU)의 올리 렌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의 입에서 '유로가 더 지탱되기 어렵다'는 경고까지 나온 점을 상기시켰다.

여기에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민감한 유로채권 도입과 유로 재정규제기구 신설 필요성에 거듭 목소리를 높였음도 지적했다.

뉴욕 소재 노무라의 시니어 통화.채권 전략가 젠스 노르드빅은 "유로존 균열이 가시화되고 스페인을 비롯한 역내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기 시작했다"면서 "이제 위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제 유로 정책 당국자들이 두 가지 선택밖에 없음을 깨닫기 시작했다"면서 "결속을 강화하느냐 아니면 깨지도록 놔두느냐"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IHT는 스페인이 구제의 손을 벌리면 3천500억 유로가 소요될 전망이며 유로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까지 넘어지면 훨씬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그 경우 5천억 유로의 유로안정화기구(ESM)로는 어림도 없다고 경고했다.

또 정치 동맹 수준에 머무는 EU를 재정과 은행 동맹으로 격상시키는 작업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 대책이 시급하지만, 특히 스페인이 허리띠를 졸라맬 조짐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당장 은행을 살리는데 600억-800억 유로가 필요한 스페인이 아직은 '무조건 지원'을 고집하지만 결국 백기를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내다본다고 전했다.

스페인은 미국과 영국이 지난 금융 위기 때 했던 것처럼 유로 기금이 직접 자국 은행에 투입되길 바라지만 열쇠를 쥔 독일이 반대하기 때문에 실행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런던 소재 헤지펀드 매니저는 IHT에 "시장이 유럽에 대해 대대적인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면서 "그리스와 스페인을 도우려고 예금을 보증하는 방안을 취하기에도 너무 늦었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지난 3월에만 스페인에서 660억 유로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한 점을 이 신문은 상기시켰다.

신문은 스페인이 오는 7일 채권을 발행해 20억 유로를 차입할 계획임이라면서 그러나 스페인이 발행하려는 10년 만기 채에 시장이 관심을 보일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IHT는 그나마 "유로존 지도부가 은행 규제 강화와 예금 공동 보증, 그리고 유로채권 발행 문제 등을 거론하기 시작한 것이 2년 전보다는 진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펀드의 분석가들이 이번 주 스페인 경제 실사에 나선다면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것이 아마도 시장의 '마지막 체크'가 되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중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은 4일 미국이 유로존에 은행 위기를 해결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면서 역내 위기가 지난 2008년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처럼 파국으로 이르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도 현실적으로 이렇다 할 지렛대가 없다는 점이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미국 재무부에서 일하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로 옮긴 에드윈 트루먼은 저널에 "미국이 공개적으로는 (유로존에) 협조적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지렛대가 많지 않다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저널은 미국 은행이 유로 위기 충격에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미 당국이 여전히 믿고 있으나 문제는 유사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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