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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일을"…'김진태 나비효과' 어디까지?

입력 2022-10-25 20:10 수정 2022-10-2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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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레고랜드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정원석 기자와 좀 더 따져보겠습니다.

이 사태 때문에 건설사뿐만 아니라 일반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도 돈을 구하기가 어렵다고요?

[기자]

네, 안 그래도 고환율과 경기침체 우려로 금융시장이 불안했는데 레고랜드 사태가 기름을 끼얹은 격입니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 다음으로 곳간이 튼튼한 곳이죠.

투자자 사이에선 여기에서 돈을 떼이면 다른 곳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 이런 불안감이 커진 겁니다.

채권시장은 국고채부터 은행과 공기업채권, 회사채 등으로 이뤄지는데요.

지금 회사채 시장은 대기업도 돈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국고채나 은행채처럼 더 안전한 채권에 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롯데와 SK, 효성 같은 대기업 계열사들이 찍은 회사채마저 안 팔리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보니 대기업들이 원래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이 가는 신용보증기금에 가서 보증을 받고 회사채를 찍고 있는데요.

투자자들이 보증 없이는 돈을 떼일까봐 대기업 채권조차 안사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레고랜드 2000억원 채권이 큰 규모라고 할 수는 없지만, "빚을 못 받을 수 있다", 이런 불신을 키우면서 이젠 정부가 50조원을 넘게 투입해도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겁니다.

[앵커]

채권시장만 해도 50조원으로도 이거 다 막을 수 있느냐, 의문이 드는데 더 큰 폭탄이 있다고요?

[기자]

네, 금융회사들이 돈을 넣은 부동산 개발사업이 휘청일 수 있단 겁니다.

금융회사가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PF라고 하는데요.

아직 실체가 없는 사업에 모험을 거는 사업이라서, 이자를 연 10% 넘게 줍니다.

지난해까지는 금리가 낮다보니깐 증권사, 보험사, 저축은행 같은 금융회사들이 이자장사를 하기 위해서 여기 저기 부동산 개발사업에 손을 댔습니다.

한곳에 수백억에서 수천억원까지 넣는데요.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PF 대출 잔액만 112조원으로, 10년전과 비교해서 3배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사정이 완전히 바뀌었거든요.

큰 개발사업 하나 부도나면 여기에 물린 증권사와 보험사, 저축은행이 줄줄이 자금난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앵커]

이렇다보니까 문제를 키운 김진태 도지사에 대한 책임론,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김지사가 레고랜드를 개발한 강원중도개발공사를 법원 회생절차에 넣겠다고 한 게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기 때문입니다.

자, 김 지사는 "회생절차만 신청했지, 돈 안 갚는다고 한적 없다. 어음 부도낸 건 채권자 측이다" 이렇게 말하는데요.

채권자 탓으로 돌리려 하지만, 채권자들이 꿈쩍도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약정서 때문인데요.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채권자와 쓴 계약서엔 '기한이익상실사유'라고 해서 회생절차를 곧 채무불이행으로 본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 내용은 특별할 게 없는 일반적인 약정서 상의 내용이라고 하거든요.

회생절차를 밟는다고 하니 계약에 따라 만기연장이 안 되면서 부도처리했다는 게 채권자들의 입장입니다.

결국 김지사가 계약내용이나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회생절차 카드를 꺼내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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