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는 119대원님, 고기라도 사드세요"
지난 1일 오전 11시30분께 경기 일산소방서 장항안전센터에 한 여성이 흰 봉투를 들고 방문했다. 이 여성은 "늘 시민을 위해 고생하는 119대원님들이 얼마 안되지만 이걸로 점심에 고기라도 사드셨으면 좋겠다"며 대원들에게 흰 봉투를 건넸다.
대원들은 정중히 거절했고 몇 분여 동안 실랑이가 벌어졌다. 대원들의 설득에 이 여성은 결국 청사 밖으로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잠시뒤 CC(폐쇄회로)TV 상에 이 여성이 다시 나타나 청사 안에 흰 봉투를 숨기는 모습이 목격됐다.
당황한 대원들은 급하게 이 여성을 뒤쫓았지만 이미 찾을 수 없는 상태였고 흰 봉투 안에는 수표 100만원권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산소방서 측은 이 수표를 들고 돌려줄 방법을 고심하다 수표를 발행한 은행을 확인하고 해당 은행을 방문했다.
상황을 설명하고 은행 측이 수표 발행자에게 연락을 한 끝에 이모(54·여)씨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돈 봉투를 받은지 이틀이 지난 3일 오전 10시께 이씨를 만나 현금이나 물품을 받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수표를 다시 돌려줬다.
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서 직원과 아무런 개연성이 없는 여성이 돈 봉투를 건네 놀라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며 "이런 시민의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힘이 나고 안전을 위해 더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