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인사 강행→수사 자청…사태 수습 시나리오 따랐나?

입력 2016-11-04 20:12 수정 2016-11-05 00:2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하나하나 짚어봤는데요. 그런데 이번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난주부터 사태 수습이 시작이 됐지요. 마치 누군가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서 지휘를 하기라도 하듯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는데요.

숨가쁘게, 그러나 치밀하게 굴러간 일주일을 이가혁 기자가 되짚어봤습니다.

[기자]

꼭 1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청와대에 가서 박 대통령을 만나고 옵니다.

며칠간 '일시정지'돼있던 상황은 그때부터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 날 밤 박 대통령이 수석 비서관 전원에게 사표를 내라고 지시한 사실이 공개됩니다.

바로 다음날, 안종범 수석과 실세 '문고리 3인방' 비서관 등 주요 참모진들이 줄줄이 사표를 냅니다.

이날 검찰은 청와대를 압수수색했지만 청와대 측에서 공무상 기밀 누출 등을 이유로 사실상 거부하면서 압수수색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7시 37분, 언론 인터뷰에서 "건강이 안좋아 귀국을 못하겠다"던 최순실씨가 입국합니다.

출발지는 이전까지 전혀 얘기가 없던 영국 런던이었습니다.

도착 직후 최씨는 미리 준비된 승용차를 타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핵심인물인 최순실씨의 귀국으로 정신이 없던 상황에서 청와대는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을 민정수석에 앉히는 참모진 교체를 단행합니다.

다음날 최순실씨는 국내에 들어온지 31시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포토라인 앞에 섭니다.

이후로도 청와대와 정부, 검찰은 메가톤급 뉴스를 쉴 새 없이 쏟아냅니다.

야당이 거국 내각을 논의하고 있는 도중 청와대는 지난 2일 기습적으로 김병준 교수를 신임 국무총리로 지명합니다.

김 총리 지명자가 취재진 앞에서 소감을 밝히던 오후 2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합니다.

그리고 어제, 청와대는 새 비서실장까지 발표했고 이후 검찰은 최순실씨를 구속 수감했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각, 청와대에선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것"이란 소식이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 대통령은 사과와 함께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 3년여 동안 고위 공무원들의 비호 아래 소리없이 진행된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은 이처럼 불과 일주일 만에,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정리가 돼버렸습니다.

마치 누군가 큰 그림을 짜놓기라도 한 듯 사태 수습은 신속하고 주도면밀하게 이뤄졌습니다.

관련기사

갑자기 기류 변화…박 대통령 수사 뒤 '방어막' 있나'약속한 듯' 김병준 후보자도 "대통령 수사 가능하다" "대통령에게 수사 자청 건의" 김현웅 법무장관 '급변' 논란 속 개각…'하야·탄핵' 꺼내는 야권 대선 주자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