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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대북제재 강화 결의까지…치열한 외교전

입력 2013-01-23 10:14

미·중, 밀고 당기기…한국, 안보리 이사국으로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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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밀고 당기기…한국, 안보리 이사국으로 참여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나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2일(현지시간) 추가 대북 제재를 포함한 결의를 채택하기까지 40여 일 동안 관련국들의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졌다.

해가 바뀌고 한국의 새 대통령이 선출된 이 기간에 미국과 중국은 북한 제재의 형식과 내용을 두고 대립했고, 한국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실효성 있는 제재를 이끌어 내려고 총력전을 펼쳤다.

김숙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는 이날 안보리 결의가 채택되고 나서 "결의와 관련한 협상을 했던 중국과 미국의 밀고 당기기가 있었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내용 면에서는 추가 제재를 포함하고, 형식 면에서는 안보리 결의를 추진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미국과 며칠 동안 협의해 한미 공동 입장을 수립했다. 일본과도 협의해 한·미·일 3국 공조 체제를 가동했다.

하지만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긴급 소집된 안보리에서 미국과 중국의 유엔 대표부 대사들이 설전을 펼쳤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췄지만 추가 제재가 북한을 자극할 뿐 한반도 문제를 더 풀기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과 미국은 엄중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미국은 한국 등과 마련한 공동 입장을 중국에 제시했지만, 중국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으며 연말, 연시 등이 끼면서 안보리의 대북 제재 논의는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북 조치의 시점을 최대한 늦춰서 효과를 반감시키고 한국의 새 대통령으로 뽑힌 박근혜 당선인의 유화적인 대북 정책에 대해 기대를 했기 때문에 이런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해가 바뀌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올해부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된 한국은 해가 바뀌자 이전보다 더 주도적으로 안보리의 대북 제재 논의에 참여했고, 중국도 무작정 시간을 끌 수 없다는 인식에 따라 지난 8일부터 미국과 실질적인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안보리에서 이사국들을 만나서 직접 얘기하고 논의 상황을 우리 시각으로 볼 수 있었던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북 제재의 형식과 내용에서 미국과 중국의 의견 차이는 컸다. 미국은 북한의 로켓 발사가 지난해 4월에 연이은 도발인 만큼 형식상으로는 결의를 채택하고 내용상으로도 새로운 제재를 추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은 형식상으로는 지난해 4월처럼 의장 성명을 채택하고 내용상으로는 제재 대상을 추가하자고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사는 "중국이 제재 내용을 먼저 협의하고 나서 형식을 결정하자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형식에서 결의에 합의하지 못하면 내용에 대해 협의할 수 없다는 태도였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중국이 미국의 입장을 수용했고, 여기서 이번 결의가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은 본격적인 밀고 당기기를 시작한 지 1주일 여만인 지난 14일 이후 접점을 찾았고, 제재의 형식과 내용에 윤곽이 잡혔다. 중국은 지난 20일 결의안에 최종 동의했다.

중국의 동의로 결의 채택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분위기였지만 난관은 남아있었다.

안보리는 21일 전체 이사국에 결의 초안을 돌렸지만, 일부 이사국이 제재 대상에 관한 자국의 연관성 문제로 유보적 의견을 표명해 결의 채택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최종적으로 대북 제재 결의를 이날 안보리 의제에 포함하기로 결정된 것은 불과 회의 3시간 전이었다.

안보리는 회의에서 이사국의 발언 절차를 생략했다. 이사국의 발언을 허용하면 제재를 받는 당사국의 발언도 들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한국과 미국, 중국의 판단이 작용했다.

김 대사는 "협의 과정에서 긴밀한 한·미 공조 관계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으며 중국이 한국과 미국에 긴밀하고 협조적인 자세를 보였다"면서 "중국이 동북아시아의 안전 및 한국과의 협력을 유지하겠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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