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3일) 검찰은 헬멧남으로 알려진 쌍방울 전 부회장, 최우향 씨를 체포했죠. 김만배 씨가 최우향 씨를 통해 대장동 수익을 숨긴 것 아니냐라고 보고 있습니다. JTBC 취재 결과, 최 씨가 천화동인 1호로부터 수십억원이 넘는 돈을 빌리고 다시 하루만에 갚기를 반복했습니다. 이상한 거래인데, 사실은 가짜 거래이고 돈이 다른 데로 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박현주 기자입니다.
[기자]
대장동 사업자 김만배 씨가 구치소에서 풀려나자 오토바이 헬멧 쓴 남성이 김 씨를 데려 갑니다.
폭력 조직 출신으로 알려졌고 지난 2013년 쌍방울 부회장을 지낸 최우향 씨입니다.
어제 대장동 범죄 수익 은닉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취재진은 천화동인1호 계좌 내역과 회계 장부를 입수했는데, 최 씨가 운영하는 법인과 특이한 거래 내역이 발견됐습니다.
2020년 4월 8일 최 씨는 90억 원을 빌립니다.
변제 기일은 하루 뒤인 9일.
4월 24일엔 또 90억 2천 만 원을 빌립니다.
이번에는 사흘 뒤 갚습니다.
6월 들어선 150억 원을 빌린 뒤 하루 뒤 변제합니다.
330억 원 정도를 하루 사이 빌렸다 갚았다 했습니다.
[김경율/회계사 : 빌렸다고 하면 모든 있을 수 있는 의문, 있을 수 있는 수사에 대처하기 쉬운 방안이어서…]
최 씨가 운영하는 업체, 이 많은 돈을 어디에 쓴 걸까.
투자했다는 회사에 찾아가 봤습니다.
애초 공유 오피스에 있던 사무실은 비웠고 옮긴 곳도 간판만 있습니다.
공식 활동은 지난 2020년 비상장사 2개를 인수한 게 전부인데 이건 천화동인 1호에서 따로 20억 원을 빌려서 거래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수익을 추적하는 과정이지만 종착지가 어디일지는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쌍방울은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신 내준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만배씨와 최씨의 수상한 자금흐름이 발견되면서 검찰도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검찰이 추적하는 자금 흐름은 또 있습니다. 김만배 씨가 자기 명의 회사 천화동인1호에서 빌린 473억 원입니다. 김 씨는 과거에 이 돈에 대해 "누구한테 줬는지 한마디도 안 할 것"이라고 장담해왔다고 합니다.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JTBC가 입수한 천화동인1호 계좌 내역과 회계 자료를 살펴봤습니다.
김만배 씨는 2019년 10월부터 다음 해 11월까지 6차례, 모두 473억 원을 꺼내 갑니다.
명목은 '장기대여금', 즉 빌려 갔습니다.
이 대여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검찰 추적을 예상한 김 씨는 자신만만합니다.
2020년 3월 김 씨는 "이 돈 누구한테 전달했는지 한마디도 안 할 것"이라며 "내 입을 어떻게 열 거냐"고 말합니다.
추궁하면 "노름하는 데 썼다고 하면 끝이다"라고도 합니다.
넉 달 뒤, 다른 대화에서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내가 돈 준 증거가 없지 않느냐"고 장담합니다.
또 "내 돈 검찰이 뺏어 갈 거냐"며 "어디 썼는지는 검찰 너희가 밝히라"고 하면 된다고 합니다.
"검찰과 상의하면 끝난다"고 장담하는 대목도 나옵니다.
취재진은 녹취록을 만든 정영학 회계사가 직접 상황을 정리한 메모를 입수했습니다.
사용처는 알 수 없고, 김 씨가 돈을 회수할 의사도 없다고 적었습니다.
검찰은 같은 시기, 쌍방울에 들어온 돈 가운데 출처가 의심스러운 자금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조영익 / 영상그래픽 : 박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