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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워싱턴 선언' 채택…여 "영업왕" vs 야 "역대 최악"

입력 2023-04-27 18:07 수정 2023-04-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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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미국 국빈 방문의 하이라이트죠. 한미 정상회담이 우리 시간으로 지난밤에 열렸습니다. 양국은 확장억제 강화 차원에서, 핵협의그룹 NCG 신설을 골자로 하는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는데요. 여기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상회담 관련 소식, 유한울 체커가 자세히 분석해봤습니다.

[기자]

< 워싱턴 선언 > 미국 워싱턴 현지 시간으로 4월 26일, 한미 정상은 오전 10시부터 만나 꽉찬 하루를 보냈습니다. 마지막 일정은 질 바이든 여사가 심혈을 기울였다는 백악관 국빈 만찬이었는데요. 양국 정상은 '강철 같은 동맹'을 외쳤습니다.

그렇다면 '강철 같은 동맹', 한미 정상이 80분간의 회담을 통해 얼마나 구현해냈는지 지금부터 '알잘딱깔센' 정리 들어갑니다. 첫 번째 픽은 우선 '안보 동맹'부터 살펴볼 텐데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6일) :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진화하는 핵위협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보다 진전된 단계입니다. 북한이 핵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에 위협을 제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어떤 정권이든 이를 시도한다면 종말을 가져올 것입니다.]

선언의 핵심은 '핵협의그룹 NCG' 창설입니다. 북핵 도발 등 중대 사태에 대비해서, 미국의 핵무기와 전략자산 정보를 공유함과 동시에 작전을 공동 기획하고 실행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인데요. 대통령실에서는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끼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현지시간 지난 26일) :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공격 시 즉각적인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하여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 협의만 같이 한다는 것이지, 핵을 쓸지 말지 결정은 전적으로 미국에 달렸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오는데요. 전문가들이 이와 함께 방점을 찍는 부분, 바로 우리나라가 핵확산금지조약(NPT) 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양국이 재확인했다는 점입니다.

[최종건/연세대 교수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워싱턴 선언문이라는 것을 통해서 확장시킨 건데 여기서 당연히 북한에 대한 보내는 메시지도 있지만 우리한테 보내는 메시지가 더 커 보여요. 자체 핵무장 얘기하지 말고 그리고 한·미 동맹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오랜 역사를 통해서 서로 공약을 확인하고 재확인하는 당연한 말씀을 해왔던 존재이므로 이거 이제 그만합시다라는 거예요.]

원론적인 수준이지만 윤 대통령도 그렇고, 여권을 중심으로 나오던 '자체 핵무장론'이었죠. 그 논란이 이렇게 일단락되는 것 같은데요. 여권에서 그 다음으로 나오던 주장, '나토식 핵공유'입니다. 그렇다면 한미가 만들기로 한 '핵협의그룹'과 나토의 '핵기획그룹'을 비교해봐야 할 텐데요. 두 개의 가장 큰 차이점, 전술핵 배치가 없고 있고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NCG를 놓고, 차관보급이 대표를 맡는 것도 지적하는데요. 장관급보다 빠르게 모이고 협의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과연 별도 '선언'에 어울리는 그룹이냐는 지적이죠.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것은, 이 상설협의체 운용에 달렸다는 의견 역시 나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교수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이 안에서 확장억제에 관한 주요 내용들을 한·미가 이전보다는 훨씬 긴밀히 논의하겠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기존에 협의체가 없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것을 앞으로 어떻게 운용해 나가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이겠죠.]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관보급을 내세운 이유,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모자가 너무 크고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실무를 아는 사람이 직접 다루고 협의하는 것이 실용적이라는 게 양국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당장 올해부터 분기별로 1년에 4번, 정기적으로 만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으로의 협의 과정도 계속 지켜보도록 하고요.

'안보 동맹'이라고 하면 이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로 윤 대통령의 인터뷰로 더욱 관심을 받게 된, 우크라이나와 대만 이슈입니다. 양국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는데요. 다만,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와 관련해서 '무기 지원'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현지시간 지난 26일) :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이 무고한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무력 사용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공동 입장을 확인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한층 더 강경한 어조가 느껴졌습니다. "러시아의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라는 것은 전세계 국가들에게 영향을 준다"고 말했고요. "대만해협에서의 안정과 번영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이 또 가만히 있을 수 없죠.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친미 외교는 한반도에 큰 위험을 가져올 뿐"이라면서 "한국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총알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유명한 국수주의 논객까지 나섰는데요.

[후시진/전 중국 환구시보 편집인 (현지시간 지난 26일) :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같이 한국을 손보면 낭패에 빠질 텐데 미국 아빠와 일본 삼촌은 절대 안 도와줄 겁니다.]

그러자 여당에서는 "대국이 너무 옹졸한 것 아니냐", 이러한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용호/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제가 보기에는 중국이 대국이 아니에요. 굉장히 옹졸한 나라다, 그렇게 보고. 한국이 처해 있는 상황을 중국이 누구보다도 더 잘 알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그러면 한국을 중국에 좀 더 가까이하고 싶다면 뭔가 좀 외교적으로, 외교적 수사로 또 뭔가 실리적인 측면에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우리에 뭔가를 주고자 하는 이런 것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어요.]

그리고 역시나 '안보 동맹'이라면 빠질 수 없는 이야기, 미국의 도청 의혹 문제입니다. 한미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문에서 이 내용은 빠졌는데요. 당연히 관련 질문, 날카롭게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두 정상이 번갈아 답하던 다른 질문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윤 대통령만 답변에 나섰는데요. 민주당은 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면서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현지시간 지난 26일) : 국가 간의 이 관계에서 다양하고 복잡한 변수가 있는 문제에 대해서 좀 시간을 두고 미국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충분히 소통할 생각입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단순한 국빈 방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그토록 강조했지만, 의전과 환대를 대가로 철저히 국익과 실리를 내준 회담이 된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2021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것이 없으며, 기존 미국의 핵우산 정책과 크게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되묻고 있습니다.]

< 한국도 '윈윈'? > 방금 들으신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 한 마디로 '빈손 외교'라는 지적인데요. 국민의힘에서는 "윤 대통령은 영업왕"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태영호 최고위원의 말입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이번에 가서 우리는 반대로 대통령은 가서 미국에 뭘 팔겠다, 미국은 또 사겠다, 이런 구도가 생겼어요. 지금까지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을 '제1호 영업사원' 이러는데 이제는 영업왕의 칭호까지 저는 줘야 되겠다. 대통령이 한번 비행기 타고 그래도 나라를 떠나서 다른 나라에 가면 이 정도로 돌아올 때는 국민들에게 보여줄 선물 보따리가 있어야 되는데 이렇게 세일즈 외교를 잘하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저는 박수를 치고 싶다…]

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 성과는 많이 올렸습니다. 하지만 '투자'에서 그칠 것 같다고, 저 울 체커가 예측한 바 있는데요. 실제 정상회담 결과가 그렇게 나왔습니다.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관련해서는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해나가기로 했다"는 내용만, 공동성명에 담겼는데요. 바이든 대통령, 한국 기업의 불안에 대한 질문만 2번 받더니 이렇게 답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6일) : 제가 드릴 수 있는 확약은 한국의 기업들은 잘 해낼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이것은 미국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입니다. 굉장히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기업들은 우리의 가장 가치 있는 파트너이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한국과 미국 기업, 모두에게 '윈윈'이라는 것인데요. 우리 대통령실 역시 지금까지 이어진, 또 앞으로 이어질 협의를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미국 방문 당시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적극 요청한 덕에, 지금도 해당 법에 따른 우리 기업들의 부담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힘줘서 설명했습니다.

[최상목/대통령실 경제수석 (현지시간 지난 26일) : 작년 10월 바이든 대통령은 IRA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한·미 간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는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여 그간 우리 기업들이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마침 같은 날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을 확정 발표했는데요.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 6천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습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금융 위기 때 이후 14년 만에 처음입니다. 미국 기업들의 투자로만 위기에서 벗어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이는데요. 대기업도 그런데, 중견기업 역시 불안할 수밖에 없겠죠. 중견기업연합회도 "워싱턴 선언을 환영한다"면서도 "IRA와 반도체법과 관련해 명문화된 추가 조치를 도출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이렇게 입장을 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관련 질문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두 번의 답변으로 다시 돌아가서요. 아까는 두 번째였고, 이번에는 첫 번째 답변을 들려드리려고 하는데요.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6일) : 우리는 수천 개의 일자리를 미국 내에서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 많은 역량 있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갖게 됐습니다. 과거 공장들이 너무나 많이 문을 닫았고 지역사회가 상실됐습니다. 그래서 반도체 공장이 다시 들어오면서 일자리와 관련한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누구한테 말하는 것으로 들리시나요. 재선 도전도 공식 선언한 마당에 철저히 미국 '국내용 메시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기자의 질문을 받고 대선 도전,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도 시간을 상당히 할애했는데요. 전문가들은 그렇다면 윤 대통령도, 우리 국민들을 생각한 메시지를 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 부분을 두고는 여야 공방도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바이든 선거운동 해주러 간 거 아니야?' 이런 국민들의 의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요. 정말 현찰 받은 게 없는 것 같아요. 모호한 어음 같은, '앞으로 협력해 가겠다. 윈윈 해보자' 그런 어음 정도 받은. 아마 역대 최악의 한·미 정상회담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트집잡기에만 혈안이 된 민주당의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권에선 하지 못했던 대한민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못마땅하기라도 한 듯 사사건건 비난에만 열을 올리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스럽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 날카롭게 분석해 드린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남은 이야기 마저 이어가보시죠.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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