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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장기화되는 거국내각 대치…'리더십 부재' 우려

입력 2016-11-10 18:53 수정 2016-11-1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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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당선과 관련한 문제를 살펴봤지만, 국내적으로는 최순실 사태가 있죠. 지금 대내외적으로 위기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리더십 부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은 총리 추천과 거국내각 문제를 놓고 오늘(10일)도 지루한 공방만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정치권의 움직임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이 한 장의 만평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최순실 사태'로 촉발된 정치위기, 그리고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외교위기. 그러나 최악의 카드를 받아든 우리 정치권은 오늘도 거국내각 문제를 놓고 지루한 공방만 펼쳤습니다.

야권은 '트럼프 변수'를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했습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 상황에서 긴밀한 한미 대화는 어렵다.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 오늘 아침 민주당 회의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왔습니다.

[윤호중 정책위의장/더불어민주당 :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과연 외교 무대에서 국가 정상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뤄질까, 라고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우려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외교와 국방, 안보에 관한 부분에까지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라고 하는 것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야권은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대통령을 더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거리로 나가 대통령 퇴진 서명 운동을 벌였습니다. 이 자리엔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함께 했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국민의당 : 트럼프 당선자와 빠른 시간 내에 외교협상들을 해야만 되는데 이미 트럼프 당선자는 박근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빨리 조기에 이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입니다.]

친박계로 채워진 새누리당 지도부는 역공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쓰나미가 몰려온다"면서 "야당이 거국내각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조원진 최고위원/새누리당 :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은 우리에게 여러 숙제들을 한 번에 던져준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 같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정 공백을 하루빨리 수습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야 대표들과의 영수회담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청와대는 오늘도 '2선 후퇴'에 대한 명시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정연국 대변인은 "국회와 계속 협상하겠다"고만 했습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도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고 있습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2선 후퇴' 주장에 대해 "반헌법적 발언"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 문재인 전 대표님께서 어느 자리에서 국군통수권과 계엄권까지도, 계엄활동권까지도 넘겨야 된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다 잘 알다시피 문재인 대표님은 법률가이시고… 이 초헌법적이고 반헌법적인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은 꼭 좀 들어야 하겠고…]

그러나 새누리당 비박계는 오히려 야당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입니다. "대통령이 모든 걸 내려놔야 한다"면서 지도부와 엇박자를 냈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새누리당 : 사실 저는 14년 전에 트럼프의 당선을 예상하고 저의 집을 트럼프타워로 이사한 적이 있습니다. 트럼프는 우리에게 너무나 큰 걱정거리가 되는 그런 주장을 많이 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현재 직면하는 문제를 풀려면 대통령께서는 거국중립내각이 빠른 시일 내에 구성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목소리를 따라 주셔야 합니다.]

박 대통령은 정상외교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오늘 아침 트럼프 당선자와 전화통화를 했고, 이어서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일각에선 총리에게 '내치'를 맡기더라도 '외치'는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몇몇 대학들은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동맹휴업'을 벌였습니다. 잠시 뒤 6시 30분부턴 서울 신촌 지역 대학생들이 검은 옷을 입고 행진하는 행사도 펼쳐집니다.

이번 주말 초대형 촛불 시위를 예고하는 장면입니다. 야당은 주말 시위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는데, 본격적인 하야 국면이 펼쳐질 지 주목됩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언제나 슬픔의 벽 속에 나는 둘러싸여져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대는 자꾸만 멀어져 가고 있는 걸

듀스의 '나를 돌아봐'입니다. 유상욱 반장의 신청곡이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슬픔의 벽 속에 갇힌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무너진 상태로, 대외적으론 '트럼프 변수'가 터졌습니다.

그러나 국정 운영의 주체인 청와대와 정치권은 시간이 갈수록 국민들과 더 멀어져만 갑니다. 부디 슬픔과 불안에 빠진 국민들을 돌아봐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장기화되는 거국내각 대치 국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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