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는 사형 선고는 있지만, 사형 집행은 30년 가까이 없었죠. 그런데 현행법에는 사형 집행 시효가 30년입니다. 즉 사형 선고를 받았어도 30년 동안 집행이 안됐으면 풀어줘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선고를 받고 30년이 거의 다 된 사형수가 있는데 법무부가 이 시효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박사라 기자입니다.
[기자]
1992년 10월 강원도 원주시의 '왕국회관'이라는 건물에서 불이 나 15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습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예배하는 장소였는데 당시 30대 원모씨가 신도인 아내와 다투다 불을 지른 겁니다.
1993년 11월 사형이 확정됐지만 그 후로 사형 대기자로 생활했습니다.
올해 11월이면 만으로 꼭 30년이 됩니다.
원씨가 2년 전에 지인에게 보낸 손편지입니다.
선고를 받은 날짜에서 시작해 사형 집행 시효인 30년을 계산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법에 30년이 지나면 사형을 집행할 수 없는 걸 알고 있었던 겁니다.
실제 사형 집행 시효가 지나면 구치소나 교도소에 잡아둘 수 없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그러자 법무부는 사형 집행 시효를 폐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법으로도 갇혀 있는 동안은 시효로 계산이 안 되긴 하지만 해석에 따른 논란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법이 바뀌면 원씨를 비롯해 현재 수감 중인 사형수 59명의 집행 시효는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화면출처 : 중앙일보·동아일보·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