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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당할 수 있었다…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입력 2022-10-3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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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참사를 취재하고 있는 심수미 기동팀장이 나와 있습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축제 한가운데의 참사입니다. 유가족의 참담한 심정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죠.

[기자]

길었던 코로나 거리두기 끝에, 3년만에 맞이하는 '노 마스크' 축제였습니다.

그만큼 유족들이 기억하는 고인과의 마지막 대화는 행복한, 기대에 들뜬 모습이었기 때문에 더욱 가슴 아파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희 취재진도 어제(30일) 새벽부터 이태원 심폐소생술 현장, 임시 안치소부터 각 지역 장례식장과 빈소에 이르기까지 두루 취재를 했는데요.

감히 가까이 다가가서 말을 걸지 못할 정도로 오열을 하고, 일부는 혼절을 하는 모습까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모든 참사 현장이 그렇지만, 취재 현장에서 본 비통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죠.

[기자]

사망자 150명 가운데 20대 청년들의 비율이 높습니다.

그만큼 자녀를 잃은 부모님이 많았기 때문에 여느 장례식장보다도 곡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습니다.

이번 참사 희생자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린 중학교 3학년 학생의 경우 어머니와 함께 나갔다가 함께 참변을 당해서 더 큰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앵커]

정말 누구나 갈 수 있었고, 누구나 당할 수 있었던 참사였습니다. 

[기자]

최근 여의도 불꽃축제부터 시작해서 각종 지역 축제가 많았습니다.

가을이라 밤 나들이 하기도 좋은 날씨였고요.

20대가 가장 많기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중학생부터 50대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들의 연령대는 다양한 상황입니다.

모두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가까운 지인들과 주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던 시민들이었습니다.

[앵커]

저희 뒤에 지금 합동분향소가 있습니다.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참사를 보고 많은 충격을 받았고, 또 남의 이야기 같지 않고, 그래서 분향소를 찾는 분들이 많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분향소는 이곳 서울광장 외에 참사 현장인 이태원역, 녹사평역 등에 마련돼 있습니다.

오늘 종일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에 따르면, 꽃과 추모메시지를 놓고 가는 추모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퇴근 시간을 활용해서 발걸음을 하면서 뒤에 보시는 것처럼 길게 줄이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현장 외에도 온라인 공간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죠.

[기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는 검은 화면과 국화 이미지와 함께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의 생존자 이선민씨는 "경제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별다른 이유 없이 사람이 죽어 나간다는 것이 희한하다"면서 "피해자와 가족분께 어떤 말이라고 위로가 되겠느냐만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만은 하고 싶다"고 적었습니다.

사건 영상이나 사진을 아예 보거나 공유하지 말자는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소득 3만불, 주요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던 국민들은 예상치 못하게 맞은 대형 참사에 우울감과 허탈감, 애도의 마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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