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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들 수 없어" 검찰내부 자성 목소리

입력 2012-11-20 11:39

"검사가 차명계좌라니"…"이참에 개혁요구 받아들이자"

총장 등 수뇌부 거취 놓고 엇갈린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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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차명계좌라니"…"이참에 개혁요구 받아들이자"

총장 등 수뇌부 거취 놓고 엇갈린 의견

서울고검 김광준(51) 검사(부장검사급)가 검사 비리 중 역대 최고액인 9억7천만원의 금품수수 혐의로 결국 구속되자 검찰 내부에서 자성과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특정 검사 개인의 비리라 하더라도 한상대 검찰총장의 대국민 사과까지 나온 마당에 검찰 개혁 논의를 그냥 묻어두고 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강하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밤 김 검사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등의 검사들은 대부분 영장 발부를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적잖게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최근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 `벤츠 여검사' 사건 등이 잇따라 터져 검사 비리의혹이 불거진 게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차명계좌를 이용한 데다 금품수수 단위가 워낙 큰 탓에 검찰 내부에서도 다들 크게 놀라는 분위기다.

검찰 내부게시판에는 자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활발히 개진되고 있다.

부장검사급 현직 검사가 차명계좌를 개설해놓고 수억원씩 챙겼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창피하다거나 부끄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검찰 개혁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조직의 신뢰도에 엄청난 타격을 입힌 점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울지역의 한 검사는 "금품수수 여부는 둘째로 치더라도 검사가 차명계좌를 운용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법 집행기관으로서 검찰 조직의 권위가 땅에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시선도 많다.

반면, 김 검사 비리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외부의 개혁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비록 개인비리라 하더라도 국민에게 준 실망감이 큰 만큼 조직의 총수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검찰 개혁을 책임지고 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수뇌부가 리더십을 더 발휘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또 다른 검사는 "결국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조직원들이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바꿔나갈지는 내부 의견이 모이는데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 총장은 전날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감찰 시스템을 점검해 환골탈태의 자세로 전면적이고 강력한 감찰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 총장은 또 22일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본관에서 전국 고검장과 일부 검사장급 간부가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김 검사 비리 사건 이후 조직을 추스르는 방안과 정치권의 검찰개혁 요구에 대한 대처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 총장은 현직검사 비리의혹 사건 발생 직후 검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15일에도 서울고검 산하 일선지검장과 의견을 나눈 바 있다.

대검 관계자는 "릴레이 간담회가 마무리되면 모아진 의견을 토대로 검찰 개혁안에 대한 발표가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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