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화에서처럼 지구로 돌진하는 소행성이 실제로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럴 때 소행성에 충격을 줘서 궤도를 바꿔놓는 지구 방어 실험이 첫 발을 뗐습니다. 열 달 전에 출발한 우주선이 오늘(27일) 표적으로 삼은 소행성에 정확하게 부딪히는 데 성공한 겁니다.
김민 기자입니다.
[기자]
소행성 지표면의 바위와 암석이 우주선 카메라에 점점 가깝게 잡히더니 곧 화면이 정지됩니다.
우주선이 소행성에 계획대로 정확히 부딪힌 걸 확인한 연구진은 환호합니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27일) 오전 8시 미 항공우주국, 나사의 지구방어 우주선이 소행성과 충돌한 순간입니다.
표적이 된 소행성은 지구에서 1100만㎞ 떨어진 곳에 있는 지름 160m의 디모르포스입니다.
'다트'라 이름 지은 무게 620kg의 지구방어 우주선은 열 달 전 소행성을 향해 지구에서 출발했습니다.
시속 2만 2000km로 돌진했는데 성공 확률은 불과 10%였습니다.
[낸시 샤봇/다트 프로젝트 조정 책임자 : 테스트는 훌륭하게 진행됐습니다. 정말 우리가 기대했던 모든 것이었고 솔직히 그 이상이었습니다.]
이번 충돌은 소행성이 지구로 돌진할 경우를 대비한 방어 실험입니다.
'아마겟돈', '딥임팩트' 같은 영화에선 핵탄두로 소행성을 폭파시킨다는 설정이었지만, 현실에선 우주선이 부딪힌 충격으로 궤도를 바꾸는 게 목표입니다.
실제 나사는 이번 우주선 충돌로 소행성이 더 큰 행성을 도는 공전 주기가 10분 가량 짧아질 걸로 기대합니다.
역사적인 충돌 순간은 우리 천문연구원에서도 포착했습니다.
[김명진/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선임연구원 : 표면에서 먼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굉장히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어느 정도의 충격량으로 소행성의 궤도가 변할지 연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충돌로 궤도가 바뀔지는 소행성 주변 먼지들이 다 가라앉은 2주 뒤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