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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만난 느낌이길" 지친 하루 위로하는 '특별한 기관사'

입력 2023-06-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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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열차에 타는 승객들에게 매일 안내방송으로 응원과 위로를 전하는 기관사가 있습니다. 서울지하철공사가 뽑은 '방송왕' 으로도 뽑혔는데요.

신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20년 동안 해온 천직이지만 여전히 긴장됩니다.

서울 6호선 지하철 열차를 모는 김정주 기관사.

꼼꼼히 점검하고 몇 번을 확인합니다.

[김정주/기관사 : 갑자기 뛰어 타시는 분이 계셔서 순간적으로.]

열차가 안정된 구간으로 들어서자 숨을 돌리고 마이크를 듭니다.

[김정주/기관사 : 잔잔한 바다에서는 좋은 뱃사공이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힘내시기를 응원합니다.]

이런 방송 시작한 계기는 기관사 초년병 때 한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김정주/기관사 : 차가 그냥 지나간 적이 있어요. 정차 위치를 맞춰야 하는데. 안내 방송을 했더니 민원이 들어온 거예요. '안내를 해주니까 너무 좋았다' 이게 방송의 힘이구나.]

이제는 안전 운행도, 방송도 베테랑입니다.

공부 부담 컸던 대학생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최수진/지하철 승객 : 감사하고 종일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지쳤던 중년 남성은 위로 받습니다.

[최희준/지하철 승객 : 지치고 그런데 그런 멘트 나오면 위안이 된다고 해야 하나?]

홈페이지엔 칭찬 글이 가득합니다.

기관실 문을 두드리는 승객도 있습니다.

[김정주/기관사 : '똑똑' 하시면서 두유 음료를 딱 주시더라고요. (또 다른) 여대생분은 진짜 이렇게 (엄지 척.)]

각박하고 불안한 요즘, 기계음이 아닌 사람 냄새 나는 목소리는 승객들은 반깁니다.

[김정주/기관사 : 크고 작은 사건이 있어서 두려워하시거든요. 방송을 하면 (승객들이) 안전한 상황이구나, 공감하시기 때문에…]

김 기관사는 올해 서울교통공사의 방송 선발대회에서 1등 했습니다.

[김정주/기관사 : 제 열차 이용하시는 동안만큼은 진짜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하루 다섯 시간, 혼자 기관실을 지키는 고독한 일이지만 김 기관사도 방송을 하며 승객들과 함께 한다고 느낍니다.

아직 세상은 같이 살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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