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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출동] 정화조 묻힌 시어머니 진실, 5년만에 밝혀져

입력 2013-10-09 08:57 수정 2013-10-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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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인천모자 살해 사건도 그렇고 존속살인에 대한 심각성이 커지고 있는데, 얼마 전엔 며느리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살해하고 5년간 정화조에 유기한 사건이 드러났었죠. 그런데 살해를 당한 시어머니가 치매가 아니었다는 주변 사람의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5년간 정화조에 있던 이 유골이 담고있는 진실이 무엇일까요?

긴급출동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북 군산의 한 빌라. 한 낮이지만 사람들의 모습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웃주민 : 놀랬지. 그 뒤로는 이쪽으로는 (쳐다보기) 싫더라고요. 소름이 돋아요. 저녁에 조금만 어두워지면 커튼 다 쳐버리고 베란다 문 다 닫아버리고는 밖을 안 나와요.]

지난 7월 10일, 빌라 앞 정화조에서 백골이 발견된 이후 이 곳 빌라주민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당시 발견된 것은 사람의 갈비뼈와 넓적다리로 추정되는 오래된 뼈, 그리고 해골이었습니다.

정화조를 청소하다 백골을 처음 발견한 이모씨.

[이모씨/정화조 청소업체 직원 : 작년에도 정화조에서 개뼈다귀 같은 게 나오고 그랬으니까 (올해 나온 해골도) 개뼈다귀구나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 근데 제가 봐서는 개 뼈하고 사람 얼굴(뼈)하고 차이가 있잖아요.]

담당 형사들은 먼저 백골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고 근처 실종자들을 대상으로 탐색을 벌였습니다.

국과수 검시 결과, 사망한 지 4,5년 정도로 추정되는 유골.

경찰은 인근지역 실종자 가족과 DNA 검사를 통해 발견된 유골이 정화조 앞집에서 실종된 할머니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며느리에 의해 살해돼 정화조에 유기됐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김충영/군산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 : 일하다가 뒤에서 시어머니가 욕을 하니까 (며느리가) 밀쳐서 시어머니가 쓰러지면서 사망한 사건이죠. 2008년도부터 치매셨어요.]

며느리 진술에 따르면 우발적인 사고로 치매 시어머니를 살해하게 됐고, 당황해 시체를 끌고 가다 정화조에 밀어 넣었다는 겁니다.

사건이 보도되자 시어머니를 살해했다는 비난과 함께 치매노인을 모셔온 며느리에 대한 동정여론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건현장에서 취재진이 만난 이웃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이웃주민 : 치매 없어. 치매는 모르겠어. 거 봐. 치매 걸렸다는 사람 아무도 없잖아요. (시어머니가) 손으로 방바닥을 막 긁고 농도 (장롱도) 긁어서 피나고
방바닥 긁혔다고 (며느리가) 말했어요.]

치매가 아니었다는 이웃들의 증언. 더 놀라운 것은 사건 직후의 며느리의 행동입니다.

[이웃 주민 : (시어머니가) 없어졌을 때 어머님이 옷도 다 싸가고 돈도 생활비 200만원 있었는데 그거 훔쳐서 나갔다고. 만약에 치매 걸렸으면 돈까지 훔쳐서 나갔다고 했겠어요?]

또 이웃 사람들은 실종되기 전, 할머니와 며느리의 사이도 문제가 많았다고 말합니다.

[이웃 주민 : (며느리가 할머니에게) 밥을 안주고 집에서 (앞집) 할머니가 밥 먹고 가라고 했다고 했어요.]

이런 의혹들이 제기되자 경찰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군산경찰서 관계자 : 우리가 혹시 치매와 관련해서 (할머니가) 혹시 치료 받은 경험이 있냐 했더니 (며느리가) 병원 간 사실은 없다고 했어요.]

취재진은 사건에 대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몇 차례 만남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은 언급하는 것조차 거부했습니다.

[피의자 김 모씨 남편 : 까발려서 좋을 것 없으니까요. 없던 걸로 하세요. (하나만 여쭤 봐도 될까요?) 난 몰라요 잘. (어머니 치매는 맞나요? 아드님께서 보시기에..) ….]

5년 만에 밝혀진 사건의 전말. 2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는 치매 할머니가 며느리에게 살해돼 백골로 발견된 것입니다.

군산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며느리를 만나기위해 취재진은 어렵게 면회를 신청했습니다.

[김모씨(며느리) : (치매 때문에 많이 힘드셨어요?) 네. (후회는 하세요?) 후회하죠. (뭘 제일 후회하세요?) 그냥. (얘기) 안 할래요.]

[표창원/범죄심리학 박사 : 특히 존속(살인)의 경우에는 가중 처벌을 받기 때문에
7년 이상의 유기징역 심지어 사형까지도 받을 수 있는 범죄죠. 그래서 시신의 상태만 부검 결과로만 (봐서) 과연 고의적인 살해냐 아니면 사고냐 (혹은) 살해의도를 담지 않은 다툼이나 밀침 이런 폭행이 의도치 않게 사망으로 이어 졌느냐 이것을 구분하기가 어려운 부분입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살해해 무려 5년 동안 정화조에 버려뒀다는 사건의 진실.

아직 과실치사인지 의도된 살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어느 누구의 억울함이 없도록,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진실이 법정에서 가려져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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