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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시간' 극단적 프레임?…노동부판 '가상 근무표' 뭇매

입력 2023-03-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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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어제(19일)와 그제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공중폭발 시켜서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군 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주 최대 69시간 근무가 가능한 제도 개편안을 둘러싼 혼란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공중폭발 > 북한 도발 소식, 오랜만에 첫 번째 픽으로 가져왔습니다. 북한이 어제와 그제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어제 오전 동해상으로 쏘아올린 단거리 탄도 미사일 SRBM 1발, 합참도 포착했는데요.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대규모적인 미국 남조선 연합군의 반공화국 침략전쟁연습이 광란적으로 확대되고 미군 핵전략 장비들이 대대적으로 남조선 지역에 투입되고 있는 긴장한 정세 속에서 단행됐습니다.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지도하셨습니다.]

네, 지금 들으신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지도했다고 하고요. 둘째 딸 김주애도 참관했습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금지옥엽' 귀한 딸을 데리고 안개 낀 산을 걸어 내려오는 사진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여기에 또 숨은 뜻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이번 미사일, 이동식 발사 차량이 아닌 사일로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발사 플랫폼의 다변화 과시하는 측면이 있고요. ICBM인 화성-17형 같은, 더 큰 미사일 발사를 위한 시험 발사 성격도 겸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보다도 이번에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조선중앙TV :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발사된 전술 탄도미사일은 800㎞ 사거리에 설정된 조선 동해상 목표 상공 800m에서 정확히 공중폭발함으로써 핵전투부에 조립되는 핵폭발조종장치들과 기폭장치들의 동작 믿음성이 다시 한번 검증됐습니다.]

여기서 두 번 나오는 '800'이라는 숫자들입니다. 우선 '800km 사거리', 이번 핵 위협이 우리나라를 향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800m 공중폭발'에 더 관심을 둬야 하는데요. 전술핵을 고도 1km 이하 상공에서 터뜨릴 경우 그 파괴력은 몇 갑절 커집니다. 파편이 사방으로 튀면서 공격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사람과 건물이 많은 도심 맞춤형 공격 방법이기도 합니다. 몇 달 전 김여정 부부장의 "서울 과녁" 발언이 떠오르는 대목인데요. 

[김여정/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음성대역) :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

북한은 이번 훈련 내용을 공개하면서 "핵 공격 태세를 완비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우리 당국은 검증이 필요한 주장이라고 하면서도요.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한미, 한미일 안보 협력, 그리고 지소미아 정상화 이야기입니다. 

[신범철/국방부 차관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미국의 정찰자산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고, 필요하다면 일본의 정찰자산 같은 것들을 갖다가 우리가 실시간으로 공유해서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응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구축해 놔야겠지요. 그런 차원에서 한·미·일 간에 군사비밀정보, 그러니까 우리가 우리 비밀을 일본에 갖다 줘야 되는 게 아니고요.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해서 군사비밀을 제공하면 그 비밀을 제3국에 유출하지 않겠다는 것이 지소미아거든요.]

이 이야기가 나오면 떠오르는 것이 한일 정상회담이죠. 그 후폭풍 소식은 류정화 실장한테 맡겨 놓도록 하고요. 북한은 앞서 보셨듯이 이번 훈련이 "미국 남조선 연합군의 반공화국 침략전쟁 연습", 즉 한미 연합훈련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예전과 좀 달라진 패턴이 있다면 연합훈련 전후에만 하던 도발을 훈련 중에도 계속 이어간다는 것입니다. 

[신범철/국방부 차관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자신들의 메시지를 극대화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과거 같으면 연합훈련 전이라든가 또는 끝나고 도발을 해 왔는데 맞대응 방식으로 이렇게 하면서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하는 건데요. 이러한 북한의 반응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었고, 우리는 예정된 훈련을 제대로 잘 이행해서 훈련을 통해서 거두고자 하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럴수록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거의 '연중무휴' 수준으로 진행되는 한미 군사훈련인데요. 북한, 그리고 우리나라와 미국이 지금의 접근법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발적 충돌 가능성' 역시 '연중무휴' 가능성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 14일) : 김여정이 미국을 상대로 해서 앞으로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가하는 위협 정도에 따라서 자기들도 철저하게 대응을 하겠다 그러면서 태평양을 미사일 사격장으로 쓰겠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이번 훈련 기간 중에 북한이 아주 세게 나올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그만큼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해지죠. 국민들은 불안하고 전쟁 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좀 걱정이 돼요.]

두 번째 픽은 < "극단적 프레임"? > 입니다. 국민의힘에 '김기현 체제'가 들어선 뒤 어제 당정대가 처음으로 뭉쳤습니다.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연 것인데요. 테이블에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문제도 올랐습니다. '주 최대 69시간 근로'로, 거센 반발을 사고 있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여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대기/대통령 비서실장 (어제) : 궁극적으로는 근로자들에게 이제 혜택을 주려고 하는 정책이었는데 여기에 이제 주 69시간이라는 아주 극단적이고 별로 일어날 수 없는 그런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진의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네, 이 논란이 불거진 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계속 나오고 있는 주장이죠. '가짜뉴스', '잘못된 프레임' 때문에, 정책의 진의가 오해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공개적으로 쐐기를 박은 셈인데요. 그래서일까요. 고용노동부의 대응 방식도 결국 프레임과의 전쟁입니다. 노동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직접 확인해보니까요. 언론 보도에 대한 설명 및 반박 자료, 2월부터 71개를 냈습니다. 그리고 이중 12개는 바로 이 근로시간 제도 개편 관련입니다. 노동부는 네티즌과의 전쟁도 선포했죠. 바로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된 '주 69시간 근로 시간표'에 반발해, 노동부판 '시간표'를 공개한 것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반발만 샀는데요. 

[JTBC '정치부회의' (지난 16일) : 집중 근로가 시작된 첫 주, 평일 저녁 9시 퇴근으로 돼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그럼, 애들은 이 시간까지 누구보고 돌보라는 걸까요? 9시에 칼퇴를 한다고 해도, 퇴근 시간을 고려하면 밤 10시 안팎입니다. 이 시간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연장 운영을 하고, 학교도 방과후 수업을 진행한다는 걸까요? 더욱이 토요일도 떡하니 근무일로 잡아놨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주 69시간이 아닌 62시간 근무로 계산해둔 것은 조 멘토 표현대로 '안 비밀'이죠. 결국 정부가 하고 싶은 말은 '주 69시간', 왜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정을 하느냐인데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보는 것, 어떠한 전략에서건 핵심 중 핵심입니다. 그리고 그 최악의 상황은 현실에서 생각보다 쉽게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은주/정의당 원내대표 : 한 경비 노동자가 62시간 연속 근무 끝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습니다. 몇 년 전 한 IT업체에서 일하던 청년 노동자는 주 89시간을 크런치모드로 일하다 사망했습니다. 이렇게 곳곳에서 과로사로 죽은 노동자가 매년 최소 500명입니다. 아주 극단적이고 별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매년 500건씩 일어나고 있는데 몰아서 일하고 쉴 때 푹 쉬자는 것이 가당키나 한 말입니까.]

그러자 여권은 '장시간 근로'에 대한 보상을 개편안 보완의 포인트로 잡은 모습입니다. 윤 대통령도 오늘 "임금 및 휴가 등 보상 체계에 대한 불안이 없도록 확실한 담보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내일 국무회의에서도 입장을 직접 밝힌다고 하는데요.

[이철규/국민의힘 사무총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근로시간 조정 문제는 어떤 경우든 근로자들의 선택권이 존중되어야 하고요. 그다음에 휴식권과 건강권이, 개인이 보장되는 이런 탄력 근무제도로 만들어져 나가야 한다. 여기 이런 방향으로 뜻이 모아졌고요. 일부 잘못 알려진 부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오해의 불식도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직장인 10명 중 8명은 법정 연차휴가 15일도 다 쓰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연차휴가 역시 법으로 보장돼 있는 부분인데도 말입니다. 이렇게 현실성 없는 대책에 이미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내리고 있는 것 역시 문제인데요. 그 신뢰를 더 깎아 먹는 부분은 또 있습니다. 바로 이정식 노동부 장관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입니다. 이 장관은 한국노총 사무처장 출신이죠. 2014년 국회 공청회에 참석해 이러한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정식/당시 한국노총 사무처장 (2014년 4월 9일) : 더 이상 장시간 노동체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우리 경제사회의 구조와 정합성이 없습니다. 이러한 왜곡된 체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체제는 그동안 정부의 편향적이고 잘못된 노동정책과 행정해석의 결과이며 국회가 그동안 직무를 유기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에서, 연장근무까지 합쳐 주 60시간 근무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냈을 때는 이렇게 반발하기도 했죠.

[이정식/당시 한국노총 사무처장 (2014년 10월 10일) : 지금 말씀하신 대로 현행법은 주 40시간을 하고 노사가 합의할 경우에 12시간까지를 초과할 수 있다는 거죠, 12시간까지. 그러니까 엄격하게 보면 52시간만 가능한 거예요. 그런데 노동부가 엉터리 행정해석을 해서 일주일이 7일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일주일이 5일이다, 6일이다 해서 주말에 일하는 것을 12시간 한도 안에 잡아놓지 않는 걸로 해석을 하는 거예요.]

법이 원래 취지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맹점'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듯한데요. 이 정도면 그때의 이정식 사무처장과 지금의 이정식 장관이 싸우는 것 같습니다. 이 장관은 '노란봉투법' 때도 이러한 식의 대처로 친정인 한국노총의 질타를 받았는데요. '노동 개혁'의 주요 국면마다 정부가 보이는 태도에 대해서는, 본인의 과거 발언을 다시 새겨보면 좋을 듯합니다.

[이정식/당시 한국노총 사무처장 (2015년 2월 28일) : 경제·사회 발전의 핵심 요소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대화, 그다음에 협의, 합의, 공정성, 투명성인데 이러한 사회로 나가도록 노력을 하면 지금 노사정 논의하고 이런 일들도 의견 접근이 될 것 같고, 정말 중요한 건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노동기본권을 확충하고 안전망을 두텁게 만들어줌으로써 유연성 논의들이 좀 더 진전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하는 것이 맞지…]

세 번째 픽은 < 마스크 '눈치게임' > 입니다. 마스크 '눈치게임'이 또 다시 시작됐습니다. 오늘부터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기 때문인데요. 여러분들은 오늘 출근길 어떻게 하셨나요. 

[박주현/지하철 이용객 (어제) : 저는 바로 안 쓰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마스크 쓰고 있으면 답답하기도 하고, 이미 코로나 몇 번 감염이 됐어서 별로 이제 걸리는 게 무섭지 않기도 하고…]

[장재진/지하철 이용객 (어제) : 그냥 마스크 끼고 다니는 게 너무 편해서 지금은. 사람들이 좀 마스크 벗기 시작하면 저도 따라서 할 것 같긴 한데 지금은 쓸 것 같아요, 한동안은.]

이렇게 눈치게임에다가 오늘은 미세먼지까지 심해서, 아직까지는 마스크를 그대로 쓴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은데요. 미세먼지가 심할 때, 그리고 출퇴근 시간대처럼 대중교통 안이 붐빌 때는 마스크를 쓰는 편이 좋다는 점,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픽, < 중러 뭉쳤다 > 입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오늘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반미국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두 나라죠. 이번 회담에서 주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서 국제형사재판소가 전쟁범죄 혐의로 푸틴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평화의 중재자'를 자처한 중국이 어떠한 역할을 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오늘의 마지막 픽은 < 내시경 사진 유포 > 입니다. 서울 시내 건강검진센터의 내과 의사가 환자의 내시경 사진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의사 A씨는 2021년 내시경 담당 의사로 일하면서 환자 97명의 내시경 사진이 담긴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휴대전화로 찍었는데요. 이 사진을 미술 동호회 단톡방에 올렸습니다. 사진을 본 한 회원은 "사과 박스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는데요. 지난해 다른 회원의 고발로 덜미가 잡혀, 지금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입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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