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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토크] 조폭 잡던 '악질 검사'가 조폭 변호한 사연?

입력 2012-02-14 17:01 수정 2012-02-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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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승식 변호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강력부 검사 출신으로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 실제 모델입니다.

90년대 초반 '범죄와의 전쟁' 당시 김태촌, 천달남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거물 조폭들을 모조리 검거해 '광복이후 최고의 악질 검사'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뒷골목 건달들의 공포의 대상 조승식 변호사가 오늘(14일) '피플&토크' 손님입니다.


Q. 그 시절, 어떤 활동들을 했나?
- '범죄와의 전쟁' 한 해 전인 89년에 중앙지검 특수1부 수석검사로 있으면서 조폭 수사를 시작했고 다음해 막 창설된 강력부에서 서방파 두목 김태촌을 검거하고 마카오 원정도박 폭력배 등 거물급 조폭들을 수사하다가. 부산지검 강력부 부부장으로 부산지역 칠성파, 영도파 등 4개 폭력조직 50여명을 검거해 전원 실형을 선고 받게 해 부산시민들로부터 해방후 처음으로 부산의 깡패를 소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Q. 당시 권총을 차고 직접 현장에 나선 일화로 유명한데...?
- 주로 거물급 폭력배를 담당했는데 조직폭력배인 만큼 조직적인 저항이 염려되고 권총발포 결과 직접 책임을 지겠다고 각오한 것이다. 그러나 검거 현장에서 발포할 일은 없었다.

Q. 검거 시 무모한 저항은 없었나?
- 거물급 정도면 검거시에 무모한 저항은 거의 없고 포기한다.

Q. 검거 후 보복은 없었나?
- 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을 많이 하는데 그런 걱정은 없다. 폭력배들이 모함하거나 투서하는 등 음해하는 것이 수사기관 종사자들이 두려워 하는 것이다.

Q. 영화 '범죄와의 전쟁'과 실제와의 차이는?
- 영화를 재밌게 만들기 위해 적당히 허구와 과장을 섞은 것으로 이해한다.

Q. 영화에는 검사와 조폭간의 관계 등이 묘사되는데?
- 우리나라는 혈연, 지연 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로비나 청탁이 짧은 시간에 없어지기는 힘들 것이다. 경험상으로 수사 담당자가 주변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하게 사건 처리를 하면 큰 문제는 안되리라 본다.

Q. 검거 과정에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 조폭들은 붙잡은 뒤에 조사도 힘들지만 잠수를 타기 때문에 소재를 찾기 상당히 힘들다. 김태촌, 천달남, 이육래 직접 검거한 사람들이다. 내사하고 검거하는데 6개월이상 걸렸다. 그 과정에 보안 유지가 힘들었다. 그 과정에서 소설보다 더 짜릿한 스토리도 있지만 개인적인 사안이라 직접 얘기하긴 힘들다. (그래도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면?) 어느 조폭 두목의 경우, 일주일간 100통의 전화를 지인에게 한 것을 감청으로 확인했는데 전화를 모두 공중전화로 했다. 매일 아침 첫 전화 발신이 같은 공중전화인 것에 착안해 수사팀을 이끌고 가 당시 1월 영하 15도 날씨에 밤샘 잠복해 결국 검거한 적이 있다.

Q. 보완 지키기 어렵나?
- 조폭들도 살기 위해 온갖 인맥을 동원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본다.

Q. 친한 폭력배는 없나?
- 조폭을 검사실 밖에서 만난 적 없다. 그런 철칙을 지켜왔다. 검거하려고만 만났지 개인적으로 얘기나눈 적은 없다.

Q. 조폭계 거물 이강환을 변호한 이유는?
- 이강환을 1990년 검거한 이후 19년만에 처음 만났다. 학교 선배로부터 억울한 사건이고 자수해서 정당한 심판을 받고 싶다고 해서 한달동안 수임을 사양하다가 이강환이 억울한 면이 있다고 판단해 변호를 맡았다. 2년여 수사 끝에 지난 연말 불기소 처분된 것으로 알고 있다.

Q. 대한민국 검찰을 평가한다면?
- 검찰 출신이라 그런지 검찰에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 다만 대한민국 검찰이 과거 일부 정치적 사건에서 권력과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한 잘못이 있고, 여야를 막론하고 자신에 불리한 사건에 대해 정치적 의미 부여해 수사의도 곡해하고 국민들로 하여금 불신을 조장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Q. 후배 검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마지막 검사를 그만두는 날까지 범죄자에게는 악질 검사로, 약한 사람들에게는 정의의 최후 보루로 남아서 하루하루를 살아가 줬으면 한다.

Q. 학교폭력에 대해?
- 수사경험상 폭력조직의 대부분이 학교 폭력 서클에서 비롯한다. 요즘 정부도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 같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자녀들이 안심하고 학교갈 수 있도록 조직폭력배 양산되는 것을 미리 막길 기대한다.

Q. 검찰이 달라져야 할 점은?
- 검찰이 너무 정치적인 사건에 매달리거나 휘둘리지 말고 국민들을 위한 수사를 열심히 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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