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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혁 실종, '계산된 자작극'으로 드러나

입력 2012-10-23 08:55 수정 2012-10-23 10:13

경찰, 잠적 고의성 있어 경범죄 처벌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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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잠적 고의성 있어 경범죄 처벌 검토

양재혁 실종, '계산된 자작극'으로 드러나
13년여전 유사수신행위로 부산지역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긴 삼부파이낸스 양재혁(58) 전 회장의 '실종설'은 결국 그의 계산된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 22일 오후 경찰에 붙잡힌 뒤 "삼부파이낸스의 남은 자산 2천200여억원을 관리하는 정산법인 C사의 하모(63) 대표를 잡기 위해 가족들이 자신의 실종신고를 내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자신과 함께 정산법인 대표로 있던 하씨는 법인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4월부터 검경에 의해 수배된 상태였다.

부산지검은 지난해 11월 C사 횡령사건의 수사에 나서 C사 간부 2명에 대해 58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했지만 당시 하씨는 종적을 감췄다.

양씨가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고 가족이 경찰에 신고한 것은 지난 7월19일.

그가 하씨를 만나러 속초로 간다며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을 나간 뒤 6일만에 그의 동생이 부산연제경찰서에 실종신고를 낸 것.

그러나 실종수사에 본격 나선 경찰은 양씨가 같은달 23일 오후 4시께 대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 혼자 쇼핑하는 모습의 CC(폐쇄회로)TV를 발견, 감금 납치보다는 고의잠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의 행적을 추적했다.

경찰 수사결과 양씨는 또 같은달 22일 오후 6시께 경북 포항의 한 장어집에서 아들 명의의 신용카드로 음식값을 결제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양씨는 두달여 동안 행적이 드러나지 않다가 9월 중순과 이달 초 다시 경찰의 수사망에 포착됐다.

그는 9월24일 오후 5시25분께 서울 잠원동 개인택시 안에서 운전기사의 전화기를 빌려 경남 진주에 있는 친구(59)에게 전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어 지난 3일 낮 12시4분께는 부산역 공중전화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투자자 김모씨에게 전화해 "부산에 내려왔다"고 말을 한 뒤 도중에 전화가 끊긴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의 고의잠적설은 점차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경찰은 마지막으로 행적이 확인된 지난 3일 이후 양씨가 부산에 있을 것으로 보고 행적을 추적하는 중 22일 오후 5시25분께 커피숍에 양씨와 인상이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종업원의 제보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그를 붙잡았다.

양씨는 경찰에서 "내가 실종되면 경찰이 잠적한 하모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의 행방을 찾을 것으로 생각해 그동안 숨어 다녔다"고 말했다.

경찰은 양씨를 검거하고도 마당한 처벌 규정이 없어 간단한 조사를 벌인 뒤 귀가조치시켰다.

실종신고는 가족들이 한 것이기 때문에 거짓으로 볼 수 없고, 하씨를 만나러 속초로 간 당시 상황은 일단 사실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그러나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낸 뒤에도 경찰에 연락을 취하지 않고 일부러 잠적한 부분은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경범죄 처벌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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