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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락 "승환이에게 '한국의 마무리 투수'를 보여주라 했죠"

입력 2013-12-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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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락 "승환이에게 '한국의 마무리 투수'를 보여주라 했죠"


"'한국의 마무리 투수가 이렇다'는 걸 보여주고 오라고 했어요."

대한민국 대표 마무리를 다투던 손승락(31·넥센)과 오승환(31·한신)은 대학 시절부터 아마추어 국가대표팀에서 만나며 친분을 쌓았다. 당시 영남대 손승락이 선발 투수로 뛰었고, 단국대 오승환이 뒤를 맡아 승리를 지켰다. 2010년 손승락이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두 친구는 같은 길을 걸어가게 됐다. 손승락은 "(오)승환이에게 운동 방법 등을 많이 묻고, 배운다. 승환이는 뭐든지 대답을 참 잘해준다"며 고마워했다. 둘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세이브 1위를 두 차례씩 나눠 가졌다.

일본 한신과 계약한 오승환을 바라보는 손승락의 마음도 특별하다. 두 사람은 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만나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손승락은 "(오승환에게) 잘 하고 오라고 했다. '한국의 마무리 투수가 이렇다'는 걸 보여주라고 했다"며 "승환이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불펜을 대표해 가는 것 아닌가.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믿는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모습까지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승락에게 오승환은 친구이자 '길잡이'다. 그는 "친구이지만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마무리 투수로는 승환이가 선배다. 나는 그저 그 뒤를 밟고, 따라가고 있는 중이다"고 했다. 이어 "올 한 해 세이브를 많이 올렸다고 해서 내가 (오승환보다) 낫다고는 할 수 없다. 나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승환이의 실력을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채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몸을 한껏 낮췄지만, 손승락도 정상을 향해 가고 있다. 그는 올해 오승환이 지난 2006년과 2011년 세운 역대 한 시즌 최다 세이브(47개)에 단 하나 부족한 46세이브를 올리며 '특급 마무리'의 명맥을 이었다. 손승락은 "(기록을) 아깝게 놓쳤지만 후회는 없다. 46세이브에서 멈추면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게 됐다. 만약 47세이브를 넘겼다고 해도 기쁘지만은 않았을 거다. 내 공에 대한 만족이 없었기 때문에 기록을 세웠다고 해도 자만하진 않았을 것이다"며 "기회가 오면 따라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제 관심은 '오승환 이후 대표 마무리 투수'가 누가 될지에 모아진다. 올 시즌 생애 두 번째 세이브왕을 거머쥔 손승락은 유력한 후보다. 그는 지난해에도 33세이브를 올리는 등 2010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넥센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손승락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기존 선수가 잘 할 수도 있고, 새로운 투수가 나타날 수도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1년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고 본다. 팀이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오랫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손승락은 지난달 5일부터 일찌감치 내년 시즌을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 조아제약 시상식에 참여한 3일에도 밤 11시까지 개인 훈련을 했다. 손승락은 "노력을 해야 후회가 없다. 그리고 언젠가는 노력을 한 만큼 결과가 나오더라"며 "풀타임을 안 아프고 제 몫을 해야 팀에 도움이 된다.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 피칭을 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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