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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실제 주인공 "고문 몰랐다는 검사 얘기, 서글퍼져"

입력 2014-01-1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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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 변호인의 관객이 어제(16일)까지 965만입니다. 이번 주말에 1천만을 넘길 것이 확실히 되는데요. 오늘은 변호인과 관련된 두 인물 모셨습니다. 송병곤 법무법인 부산 사무장님과 이지문 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Q. 영화 '변호인'과 어떤 관련있나
[송병곤/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 부림사건의 당시 피고인이었고, 부림사건 당사자 중 가장 먼저 잡혀갔다.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 64일간 불법 감금을 당했고, 국밥집 아들로 이름 오르내리게 되는건 노 대통령 자서전에 부림사건을 회고하며 제 이름이 거론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중 국밥집을 한 사람은 없다. ]

[이지문/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 양심선언한 인물이 저를 모티브했다고 들었다.]

Q. 영화 '변호인' 어떻게 봤나

[송병곤/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 참석을 해야할 자리가 있었다. 몇 번 봤다. 처음에는 영화로 안 보이고, 무엇이 사실이고 허구인지를 생각하게 되어 머리가 복잡했다. 두번째 보니 영화로 보여졌다. 참 잘 만든 좋은 인권 영화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지문/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 페이스북 친구가 영화를 보고 와서, 그 역할한 사람이 저와 이름이 비슷하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보고 왔다.]

[송병곤/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 눈물을 쏟게 하지는 않았지만 눈가가 촉촉해 지는 장면이 몇 개 있었다.]

[이지문/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 윤중일을 보면서 이성적으로 보게 되니 감정적으로는 억제가 되었다.]

Q. 영화 변호인 어느 부분이 감명 깊었나.
[송병곤/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 면회실 장면, 친구가 옷 갈아입자고 하는 장면은 사실은 아닐 것이나 인상 깊고 감동 깊었다. 허구가 굉장히 많다. 고문을 하는 장면 외에는 부림사건 관련자와 일치 하는 경우가 없었다.]

Q. 부림 사건 어떤 고문 당했었나
[송병곤/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 제가 알기로 부림 사건 관련자들은 물고문은 없었다. 대표적인 것이 통닭구이였다. 매달린 상태에서 경찰 봉으로 가격을 했다. 누가 말하지 않는 한 고문 이야기를 스스로 하지 않는다. 떠올리기 싫다. 지금은 기억에서 많이 지워져 있다. 64일간 감금이 되어 있었는데 매일 고문을 하지는 않았다. 초반에 자신들이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처음 몇 일 했으나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얼마나 지났는지도 파악이 되질 않았다. 모친이 지나가던 학생 붙잡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하고 많이 찾아다녔다고 들었다.]

[앵커]

하지만 당시 사건 검사였던 최병국 전 국회의원은 고문한 사실이 없다라고 얘기했는데요. 저희 제작진이 오전에 통화해서 허락을 받고 녹취를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최병구 /부림사건 당시 담당 검사 : 부당한 처우를 받은 적 있었느냐 (물어보니) 여러 사람 있었는데 한결같이 씩씩한 목소리로 없습니다 이야기 하고…그 당시 수사하는 과정에 있어 고문 이야기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습니다. 내가 그 분들에게 한 마디라도 욕설을 했다던가 불이익한 이야기를 했다던가 하면 지금이라도 책임지겠습니다.]

+++

Q. 부당행위 정말 없었나
[송병곤/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 아니다. 검사 입장에서는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고문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조사가 마무리될 때 쯤 검사들이 직접 현장에 왔었다. 그 장소 자체가 살벌한 장소이다. 시멘트 바닥의 공간에 군복을 입은 아이들이 초췌한 몰골로 있는데 그것을 보면 고문이 있었다는 것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부림사건 항소심 판결문 자체에 불법 감금이 있었다는 사실은 있었다. 불법 감금을 했는데 고문은 없었다? 감금을 했다면 무엇을 했겠나. 그런 얘기를 들으면 개인적으로 서글퍼 진다.]

Q. 검찰조사 시, 고문에 관한 진술 안 했나.
[송병곤/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 검사가 물어본 적도 없다. 수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물어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찰 조사를 마치면서 사회주의자라는 것을 강요받았고 진술서에 그렇게 썼다. 넘어올 때 쯤 되면 자포자기 상태가 된다. 고문을 당했다거나, 사회주의자가 아니라고 진술을 번복하게 되면 다시 보내서 고문을 당할 수도 있다는 공포가 있었다.]

Q. '대한미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이다' 실제 이런 말이 있었나.
[송병곤/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 부림사건 당시 변론 과정에서 그런 변론은 없었다. 관련 피고인들끼리 얘기를 해봤는데 그렇게 확인을 했다.

Q. 격정적인 변론은 일치하나
[송병곤/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 그것은 맞다. 다섯분의 변호인 중 가장 돋보이고 법정 분위기를 끌어갔던 분은 노무현 변호사가 맞다. 고문 과정, 조사과정, 공판 과정이 기억이 잘 남아있는 것이 없다. 알리와 포먼 권투시합 얘기가 나오는데 저는 그런 말 보다는 '북한과 미군이 축구를 할때 북한이 응원하면 국가보안법 위반이냐' 이런 식으로 말씀하셨고, 검사가 북한을 고무찬양 발언을 삼가하라며 제지했던 기억은 있다.]

Q. 노무현의 주례사 중 기억나는 부분은
[송병곤/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 결혼 할 때 주례 선생님이 지각을 하셨다. 다들 즐겁게 기다리고 있었고 신랑 입장을 할때 뛰다 시피 들어갔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는 주례 선생님이 '신랑이 많이 촐랑대는 것 같지만 그만큼 빨리 결혼을 하고 싶었던 것 아니냐라'고 말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Q. 군대 내 부정선거 양심선언 했는데
[이지문/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 학부 때 정치학을 공부했다. 87학번인데, 민주화를 목격하던 사람이다 보니 당연히 공정한 투표가 원칙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여당 지지자를 뽑으라던지 심지어는 공개 투표하라는 모습을 보게됐다. 부당 투표를 보고 상식과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해 하게 됐다. 그 당시 노태우 대통령 시절이었는데 대대장께서 여당에 투표하라고 지시했고 중대장들이 정신교육도 했다. 보는 자리에서 1번 찍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Q. 양심 선언 이후 부대원들이 아니라고 부정했는데

[이지문/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 부대원 500명이 국방부에서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진술 했는데, 제가 파면 당하고 소송할 때 부대에서 전역한 장교와 사병이 '그때는 군인 시절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서 파면 취소가 될 수 있었다. 파면 이유는 무단 이탈이었다. 사실이 아닌 얘기를 함으로서 군과 장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도 있었다.]

Q. 양심선언, 후회하지는 않는지
[이지문/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학생 운동 한 번 안해보고 ROTC로 군대에 갔다. 제가 모시고 있는 사람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고민이 된 부분도 있었다.]

Q. 가족들은 불이익 없었나
[이지문/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 매형이 직업 군인인데, 저로 인해 진급의 불이익을 당하면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이 있었다. 다른 사람보다 진급이 늦은 측면이 있어 미안한 마음이 있다. 대기업 입사가 취소되는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Q. 후회하지는 않나
[이지문/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 안정적인 생활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제도가 바뀌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Q. 양심선언, 기자회견 방법 밖에 없었나
[이지문/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 그때는 휴대전화나 인터넷 같은 것이 없었다. 기무사도 개입된 것 아닌가 봤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문제제기를 한다고 했을때 알려지지 않고 저만 잘못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Q. 변치 않는 내부고발자의 현실, 어떻게 보나.
[이지문/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 하는 대가가 여전히 개인에게 부가된다고 하면 누가 나서서 얘기하겠나. 민주주의는 양심과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 그것을 못하게 하면 우리사회가 민주화가 덜 된 것이다. 여전히 법의 맹점이 있다보니 파면당하고, 업무상 배제당하고 불이익이 있다. 예를 들어 언론, 시민단체, 노조에 제보하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신고를 하고 싶어도 신고 대상이 안되서 못하는 경우도 있다. 권익위나 국방부에 해야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앵커]

그 중에 한 명을 전화로 연결해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예전 총리실 민간인 사찰 문제에 대한 축소 조작을 고발했다 파면되었던 장진수 전 주무관입니다. 안녕하세요?

Q. 내부 고발 후 어떻게 지내나
[장진수/전 국무총리실 주무관 :지난 11월 말 대법원 판결이 있어서 지금은 정리하고 별다른 일은 하고 있질 않는다. 정식 명칭은 당연 퇴직인데 파면효과와 같다. 정상 퇴직과는 다르다.]

Q. 내부고발에 의한 파면, 어떻게 생각하나
[장진수/전 국무총리실 주무관 : 검찰이 못 밝힌 내용들, 청와대의 지시에 대한 사실들을 말했다.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도 법원의 참작은 없었다. 그 부분이 아쉽다. 부분 판결이 있기 전에도 양심선언 했던 내용들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수사가 진척되지 않아 아쉬운 부분도 있다.]

Q. 내부 고발자의 삶. 후회는 없나.
[장진수/전 국무총리실 주무관 : 수사 결과가 아쉬운 점이 있을 뿐, 내가 한 일이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후회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고 싶어 결심하게 되었던 것이다. 공무원으로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하게 되었다. 국정원 사건만 보더라도 제보를 한 자는 처벌을 당하고 하더라. 그러니 더욱 결심하기 어려울 것 같다. 확실하게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

Q. 내가 생각하는 국가란
[송병곤/법무법인 부산 사무장 : 조금이라도 민주적인 절차, 정당성, 그것에 대한 국가권련 상호간의 견제와 시민들의 감시가 조금이라도 쳐지면 국가는 언제든 괴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항상 많은 관심과 주의를 가지고 사회를 봐야 겠다고 생각한다.]

[이지문/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 민주공화국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민주 공화국이 되도록 국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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