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역대 최대 음란물 '헤비 업로더'의 실체

입력 2012-08-07 17:54

대학교수, 직능단체 임원 출신, 대기업 직원 등 각양각색
모두 평범한 일반인들..익명성에 기대 남성성 표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대학교수, 직능단체 임원 출신, 대기업 직원 등 각양각색
모두 평범한 일반인들..익명성에 기대 남성성 표출

대학교수와 70대 노인 등을 포함한 역대 최대 규모의 '음란물 헤비 업로더'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 대부분은 오프라인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가장이거나 직장도 번듯한 생활인이었다. 그러나 신분이 노출되지 않는 온라인 상에서는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표출하는 이름없는 한 남성이었다.

◇조직적으로 '헤비 업로더' 관리 = 인천지방경찰청은 7일 인터넷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억원을 챙긴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대표이사 A(44)씨 등 웹하드 운영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로부터 매월 활동비와 사이트 무료이용권을 받고 동영상 16만편에 해당하는 97TB(테라바이트, 기가바이트의 1천24배)의 음란물을 인터넷 상에 유포한 대학교수 B(42)씨 등 1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웹하드 운영자 3명은 웹하드 사이트 내에 음란물 카페를 개설한 뒤 조직적으로 헤비 업로더들을 관리하며 음란 동영상 업로드 양을 늘려 운영 수익을 올렸다. 음란물 카페는 웹하드 사이트 전체 매출의 30%에 이를 정도로 쏠쏠한 수입을 안겨줬다.

이들은 매월 150만원을 주고 '시샵'이라고 불리는 카페 운영자 1명을 따로 뽑아 카페 운영에 관한 모든 권한을 줬다. 감시도 잊지 않았다. 웹하드 운영자들은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수시로 업로드양을 확인해 독려했다.

모든 권한을 가진 이 '시샵'은 댓글과 음란 동영상 업로드 개수 등 평소 회원들의 활동량을 지켜보다가 왕성한 활동을 하는 회원에게 '부시샵'(카페 부운영자) 자리를 맡겼다.

부시샵은 등급에 따라 게시판 접근 권한이 다른 이 카페 사이트에서 모든 영상을 볼 수 있는 특권을 가졌고 무료 이용권도 매월 지급 받았다.

◇헤비 업로더 익명성에 기대 남성성 노출 = 12명의 헤비업로더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음란 동영상을 올린 행동에 대해 부끄러워했다. 모두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들이었다.

이들 중에는 대학교수와 직능단체 임원 출신 등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도 있었다. 자신들이 올린 음란 영상물과 게시글에 많은 호응이 잇따르자 영웅심에 젖기도 했다.

대학교수인 B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수라는 사회적 신분에 억눌려 지내다가 온라인 상에 올린 영상물과 게시글에 큰 호응을 얻으니 기분이 좋아 계속 올렸다"고 진술했다.

한 직능단체의 임원을 지내고 퇴직한 C(73)씨는 뛰어난 일본어 실력을 바탕으로 일본 음란 동영상에 자료 설명을 곁들여 수백명의 팬을 보유하기도 했다. 그가 올린 영상과 글에는 '기다렸습니다' 등의 응원 댓글이 100개 이상 달렸다.

C씨는 경찰에서 "현실에서는 일도 하지 않고 힘도 없는 노인에 불과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기다려 주는 팬들도 있고 막걸리 값도 생겨 좋았다"고 말했다.

취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헤비 업로더가 된 이도 있었다.

2년 째 국가고시 시험을 준비하다가 수 차례 낙방한 D(31)씨는 경찰에서 "나이도 많고 집에 손벌리기도 어려운 형편이라 고시원 총무 생활을 하던 중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음란 동영상을 올렸다"고 진술했다.

모두 평범한 이들이었지만 익명의 남성들이 모여 자신들의 성적 취향을 공유했다고 하기에는 이들이 올린 음란 동영상의 양이 지나치게 많았다.

(연합뉴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