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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토크] DJ 오른팔 김한정 "DJ도 사과 많이했다"

입력 2012-07-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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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한정 전 청와대 부속실장. DJ의 오른팔로 대통령의 눈과 귀가 되는 이른바 원조 '문고리 권력'입니다. 대체 청와대 사람들에게는 어떤 유혹이 있었던 걸까. 대통령들은 왜 늘 정권 말이 안좋을까. 오늘(20일) 피플앤토크 김한정 전 청와대 부속실장과 함께 합니다.

요즘 말 많이 나오죠. 문고리 권력. 대통령의 눈과 귀가 되는 청와대 부속실장 얘기인데요. DJ 정부 시절 이 문고리 권력이었던 김한정 전 실장 모셨습니다.

Q. '문고리 권력' 예전에도 이런 단어가 있었나?
- 문고리는 잡았지만 권력은 못 누려봐서 잘 모르겠다. 아마 대통령 집무실을 지키는 가장 비서가 되기 때문에 핵심 직무이기에 그런 이름이 붙은 게 아닌가 싶다.

Q. 30대에 요직에 들어가셨다고요?
- 36살에 들어갔다. 비교적 청와대 비서관으로서는 젊은 나이였다.

Q. DJ와는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나?
- 87년 대통령 선거때 김대중 후보를 당선시켜야겠다고 자원봉사를 했다. 그것이 인연이 되서 88년 겨울에 김대중 당시 야당 총재 비서로 발탁이 됐다.

Q. 청와대 부속실장의 업무는?
- 부속실장은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는 비서관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있고 그 밑에는 수석 비서관이 있고, 그 밑에 각 부서에서 파견되거나 발탁된 전문가들이 여러 분야별로 일을한다.
그런데 부속실은 대통령의 일정이나 각종 비서실에서 올라오는 문건이나 각종 지시 사항을 전파하거나 하는 소통의 통로이다. 비서관 중에서는 선임 비서관으로 대우를 받고 그만큼 책임도 큰 자리라고 생각한다.

Q. 실제 부속실장이 비서 역할을 하는 것인가?
- 부속실장은 대통령이 쓰기 나름인 것 같다. 대통령이 어떤 미션을 주고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역할이 달라질수 있다. 전 부속실장이 어떤 일을 했는지 자세히 모른다. 그러나 저는 김대중의 5년동안 3년 3개월을 모셨다. 대통령이 보셔야하는 각종 보고서를 대신 읽은 역할을 했다고 보면 된다. 대통령은 바쁜 자리다. 언론보도 뿐 아니라 비서실에서 올라오는 보고 문건들, 행사나 해외를 다녀올때 미리 알고 가야 하는 내용들, 짧고 간결하고 핵심을 브리핑해야 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정의 책임자로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수 있도록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위치라고 보고 최선을 다했다.

Q. '나의 멘토 김대중'에 보면 매일 3개의 보고를 한다고 했는데?
- 새벽 6시에 출근하면 두툼한 봉투 3개가 와있다. 가장 중요한것은 역시 국정원의 안보 보고이다. 해외정보, 대북관련, 국내 국정 수행에 필요한 조언들이나 동향에 대한 보고가 올라온다. 과거에는 정치인들에 대한 엿보기식 보고도 왔다고 들었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그것을 싫어했다.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나?) 초기에는 조금 올라온 것으로 알고있다. 두번째 중요한 보고는 경찰 보고이다. 밑바닥 여론이라고 하는데 민심을 파악하는데 소중한 보고이다. 그 다음에 검찰 보고는 토착비리나 범죄 관련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나타나는 보고이다. 대통령이 그걸 다 보실수 없기 때문에 꼭 봐야될 우선순위를 정해 표시를 해서 직접 보고를 드리고 중요한 부분을 보고를 해드리고 나머지 빈 시간에 후속 보고를 드린다.

Q. 여기에 정치인 동향이 있으면 불법사찰로 나온 자료 아닌가?
- 최근 이명박 정부 사찰 보도를 보면서 참 착찹했다. 공직자의 비리를 추적하고 찾아야 될 국가권력을 도리어 민간인·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첩보 감시로 활용했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최근 일련의 공직 비리, 잡음들이 공직 사정이나 권력 남용 방지에 써야할 국가의 힘을 사적으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잘못 쓴 것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닌가 싶다.
초기에는 그런 부분이 조금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국정원에 대해 정치 사찰을 중단시켰다. 검찰, 경찰 보고서에도 특이한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고 대통령께서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도리어 국정수행에 필요한 정보를 중심으로 보고가 올라왔다.

Q. 대통령이 중요시 여기는 업무는?
- 김대중 대통령은 외교 대통령이었다. 특히 우리는 분단국가이고 안보위협이 있고 강대국 틈바구니에 있기 때문에 외교를 잘해야 국익이 보장된다는 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국제적인 지도자였다. 해외정보, 국제 동향, 국가간의 외교 활동 등 상당한 부분에 대해 비중을 뒀다. 물론 그것이 내정을 소홀히했다는 것이 아니다. 오랜 정치 경험에서 경제관리 등을 열심히 하셨다.

Q. 김희중 전 부속실장 검찰 출석, 어떻게 보나
- 안타깝다. 조사중이라 단언을 할수 없지만 만일 지금 알려진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을 것 같다.

Q. 유혹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실제로 부탁이 있고, 그럴 소지가 있다. 그래서 기업인을 아예 만나지 않았다. 대통령께서 오래 두신 이유도 어쩌면 사고를 낼 친구가 아니라는 믿음을 주셨기 때문에 그것에 충실하게 모셨다. (대통령에게 말 좀 잘해달라고 접근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나?) 대통령께서는 을 세운 사람한테는 상을 주고, 능력이 있는 사람한테는 자리를 주라는 확고한 인사철학을 가지고 계셨다. 그래서 아는 사람, 가까운 사람 천거한다고 들어주실 분도 아니었다. 대통령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밖에서 기대감을 갖는 것 같다. 도리어 손해를 많이 봤다. 너무 냉정하다고 가까운 친지나 친구로 부터 서운한 말을 많이 들었다.

Q. 정권말 대통령 측근 비리, 왜 반복되나
-말기하서 터지는 것이 아닐까. 말기에 그런 비리가 집중 된다기 보다 임기 말이 되면 권력 이완현상이 생기고 집권 세력 내부에서도 갈등이 생겨서 터져 나오는 것이지 없던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 않나. 따라서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 정부에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과거 정부에 비해 지금 정부는 해도 너무하는 것이 아니냐는 민심이 일어나고 있다. 또 실제로 대통령의 친형은 국회의원이었고 정치적으로 동료로서 국정에 큰 영향을 미쳤던 분이 돈을 받고 대통령을 만드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는 최시중 위원장도 대선 자금으로 조사를 받는데, 임기 말 불행한 현상이다.

Q. 이런 일이 있으면 검찰 쪽에서 미리 연락이 오나?
- 김대중 정부의 마지막해, 2002년이었다. 대통령으로서는 굉장히 어렵고 참담한 한해를 맞았다. 건강도 안 좋았고 국가적으로는 부시 정부가 들어서며 남북관계가 어려웠다. 국내, 국제적으로는 월드컵을 유치해야 하는 해였다. 경제도 상당히 동요가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머리가 아프셨을 것이다. 당시 집권당이었던 민주당에서는 여러가지 정치적 저항들이 있었고 어려운 시절이었는데 대통령께서는 그런면에서는 원칙을 가지고 잘 이겨내셨다고 판단하고 있다.

Q. '대통령 이런 것 조심해 달라'고 말하고 싶은 부분은?
-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고 오랜시간 관찰하고 배운 바로서는 대통령은 매우 외로운 자리이다. 공도 자신이 가져가지만 못해도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이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이 상당히 고통스러워하고 있고 최근 이런 일련의 권력형 비리에 대해 상심하고 있는 만큼 사과를 하고 마음을 달래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그것이 예의이고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마지막 임기 마무리는 역사를 쳐다보고 공정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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